등급이 낮은 해외 채권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가 잇따라 쏟아지고 있다. 세계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많아지면서 저등급의 채권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5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프랭클린템플턴과 슈로더투신운용은 6일 해외 하이일드(고수익고위험) 채권에 투자하는 '프랭클린하이일드채권' 펀드와 '슈로더글로벌하이일드' 펀드를 내놓는다. 이들 펀드는 본사에서 운용 중인 'FTIF프랭클린하이일드'와 'SISF글로벌하이일드' 펀드를 편입한다.

블랙록자산운용도 '블랙록미국달러하이일드채권' 펀드의 오는 8일 출시를 앞두고 금융감독원에 펀드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 펀드 역시 달러화로 발행된 회사채 가운데 신용등급이 BB+ 이하의 채권을 매입하는 '블랙록미국달러하이일드' 펀드에 투자한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이 'AB글로벌고수익채권' 펀드를 지난달 3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시한 이래 이처럼 글로벌 하이일드채권형펀드가 붐을 이루는 것은 글로벌 경기가 회복 국면을 보이면 부도가 나지 않고 버틴 채권들의 가격이 급등할 것이란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다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하나의 역외펀드만 편입하는 국내외 재간접펀드가 나올 수 있게 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양성록 블랙록자산운용 대표는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 쏠림 현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가격과 국채 간의 가격이 크게 벌어졌다"며 "경제가 안정되면 저등급 채권 가격이 먼저 뛸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최근 3개월간 글로벌 하이일드지수는 22% 올라 같은 기간 4.6% 상승한 MSCI글로벌주식인덱스를 압도했다. 이에 따라 작년 5조5000억원의 자금이 들어온 이 시장에 올 들어 23조원이 몰려들었다. 이재경 삼성증권 투자컨설팅 파트장은 "경기 회복 국면에서는 하이일드 채권의 수익률이 높아지는 과정을 되풀이돼 왔다"며 "경기 부양을 위해 아직 금리를 낮추지 않은 브라질채권 등에 투자하는 펀드가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