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은 올 상반기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1080억원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주관했다. 1분기엔 다소 부진했지만 2분기 한국정밀기계와 중국원양자원 등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시장점유율 19.60%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또 채권인수 부문에서도 4.40%의 점유율로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증권은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점차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고 있을 뿐 아니라 증권사 본연의 업무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에서도 '숨은 진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경쟁심화로 증권사들이 수수료율을 앞다퉈 내리고 있지만 올 상반기 주식 거래대금 점유율이 6.41%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2%포인트 상승하는 등 점유율 확대 속도가 더 빠르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냉각기를 거쳤던 증시가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점유율이 높아짐에 따라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 해 전 198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현대증권은 올해 3000억원 이상의 이익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선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경쟁력을 지닌 대형 증권사들의 수익개선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M&A(인수합병) 이슈 등 개별호재를 보유한 중소형 증권주에 쏠렸던 시장의 관심이 이익 증가폭이 큰 대형주로 옮겨갈 것"으로 내다봤다.

허대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 부문의 수익 회복은 퇴직연금 등 수익창출원을 다양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이 100% 출자한 현대자산운용이 이번 달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하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회사 측은 현대자산운용의 출범으로 자산관리 및 IB부문에서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만원 선 아래로 밀려났던 현대증권 주가는 증시 회복과 함께 오름세를 타 한때 1만60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최근 두 달간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1만4000원대로 뒷걸음질치기는 했지만 자산가치 등을 감안할 때 여전히 매력적인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허 연구원은 "현대증권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 남짓으로 증권업종 평균(1.5배)에 훨씬 못 미친다"며 "실적개선 추이 등을 감안할 때 적정주가는 1만8500원 선"이라고 분석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