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타면서 5일 이동평균선이 20일선을 뚫고 올라가는 '골든 크로스'가 나타났다. 이로써 보름 만에 다시 주요 이평선들이 순서대로 위치하는 정배열 국면에 접어들었다.

1일 코스피지수가 1414.79로 오르는 등 이틀 연속 강세를 보이면서 '단기선'인 5일선(1395.49)이 '재료선'으로 불리는 20일선(1393.21)을 상향 돌파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에 이어 5일 · 20일 · 60일선(1378.51)이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위치하는 정배열을 이루게 됐다. 이미 120일선과 200일선이 60일 선 아래에 차례대로 배치돼 있어 지난달 15일 이후 보름 만에 모든 추세선이 정배열된 것이다. 올 들어 이평선의 정배열은 지난 3월 말 처음 일어나 5월 중순까지 이어졌다가 지난달 두 차례 발생하는 등 이번까지 총 4회 나타났다.

그러나 이번 정배열은 예전과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수급선을 의미하는 60일선이 보름 동안 30포인트 이상 올라 20일선과 차이를 줄여 전체 추세선 간의 간격이 매우 좁혀져 있다"며 "이는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평선이 수렴해 있다는 것은 투자자들의 매수 단가가 한 가격대에 몰려 있다는 뜻인 만큼 단기적으로 상승 또는 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팀장은 "일반적으로 추세선들은 경기선행지수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데 최근 들어 경기선행지수가 개선되고 있어 상승 방향으로 틀 것 같다"며 "2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이달 중순께 코스피지수가 전 고점(1437)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강세장의 특징인 이평선 간 정배열이 나타남에 따라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이달 초에 국내외에서 경기지표가 집중적으로 발표되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아직 속단하기 이르다는 반론도 나온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두 달가량 코스피지수가 횡보했기 때문에 이평선들이 좁게 분포해 있는 것"이라며 "추세선들이 정배열 상태를 이어갈지는 현재로선 판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상승 추세를 이어갈 확률도 높지만 200일선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단기적으로 조정과 반등을 반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