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을 수혈받은 코스닥기업들이 급등세다.

최대주주들이 유상증자 및 대출 등의 방식으로 지원에 나서며 재무리스크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혼란으로 인해 소규모 기업의 자금 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증자 등을 통해 단숨에 유동성을 확보한 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모았다는 평가다.

코스닥시장에선 29일 예당엔터테인먼트와 한국캐피탈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고 올리브나인이 3.17% 오르는 등 대규모 자금 지원 소식이 전해진 기업들이 강세를 보였다. 재무구조가 부실화되며 시장의 우려가 커지던 상황에서 자금이 수혈되자 매수세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예당은 지난 주말 최대주주인 변두섭 회장이 참여하는 136억여원 규모의 제3자 배정방식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이틀째 상한가를 나타냈다. 예당은 지난해 말 자기자본이 13억원에 그치며 자본잠식률이 94.6%로 치솟아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이번 반기에 자본잠식률을 50% 아래로 끌어내리지 못하면 상장폐지될 위기에 몰려 있었다.

예당 관계자는 "증자의 가장 큰 목적은 자본잠식을 탈피해 상장을 유지하는 것이었다"며 "자회사 테라리소스의 자원개발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대주주의 지분율을 높여 지배권을 안정화시키려는 목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변 회장의 지분율은 예당온라인 매각에 따라 지난 3월 말 8.7%까지 떨어졌지만 이번 증자로 인해 34% 수준까지 높아졌다.

매각작업이 난관에 부딪히며 어려움을 겼었던 한국캐피탈도 최대주주인 군인공제회가 매각의사를 접고 8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키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호재가 됐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400억원은 이달 안에 대출 형식으로 지원하고 나머지 400억원은 조만간 한국캐피탈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매입할 계획"이라면서 "인력 10% 구조조정 및 자산매각 등을 통해 회사를 살리겠다"고 밝혔다.

송완 한국캐피탈 기획본부장은 "지원된 자금은 우선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라며 "내달 초 이사회를 소집해 작년 9월 이후 사실상 중단된 영업을 정상화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교육업체 아윌패스에 인수된 올리브나인도 이날 5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공시한 덕에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리브나인 관계자는 "1분기 말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은 탓에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있어 서둘러 증자를 하게 됐다"며 "KT에서 인수한 지분에 증자물량을 더하면 아윌패스의 지분율은 30.5%까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유동성을 확보하며 회생 기대감이 커진 덕에 급반등하는 모습이 나타났다"며 "무엇보다 재무적 위험이 크게 줄었다는 안도감이 매수세를 모았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재무리스크가 해소된 만큼 이제 사업성에 초점을 맞춰 투자에 나서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