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은 평균 75.59%, 외국인은 28.44% 수익

올 상반기 증시 반등장세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참여 열기에 비해 저조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줄곧 `팔자' 행보를 보인 기관 투자자는 IT와 자동차, 금융주 등 강세 종목을 집중 매수한 덕분에 개미들보다 5배 이상 높은 75.59%의 수익률을 올렸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각 투자 주체별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의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많이 사들인 50개 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14.85%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23.18%와 외국인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 평균수익률 28.44%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

개미들이 순매수한 상위 50개 종목 중 지수 상승률을 웃돈 종목 수는 17개에 불과했고,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도 22개나 됐다.

손해를 본 대표적 종목은 KT와 SK텔레콤, KT&G, CJ제일제당, 한진해운, 대한항공,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 통신과 해운, 항공, 전기가스업 관련 종목이었다.

3월 이후 시작된 상승장에서 지수가 오르자 개인 투자자들은 앞다퉈 펀드를 환매하고 직접투자에 나서 고객 예탁금이 연초 9조3천853억원에서 4월에 15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예탁금이 15조원을 넘어선 것은 증시가 한창 활황이었던 2007년 7월 이후 1년8개월여만이다.

반면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4조3천210억원을 내다 판 기관은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기관의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무려 75.59%에 달했다.

종목당 순매수 금액은 평균 717억원으로 개인의 1천450억원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종목 선택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 매수 상위 50개 종목 중 42개가 지수 상승률을 초과했고, 손해를 본 종목은 흥국화재와 KT 등 2개뿐이었다.

기관은 삼성전기와 삼성SDI, LG전자, LG디스플레이, 현대차(우), 기아차, HMC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 동부화재, 대구은행 등 반등장을 주도했던 IT, 자동차, 금융업종을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개인의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66.13%로 코스닥지수의 상승률인 51.59%보다는 높았으나 외국인 수익률 96.57%와 기관의 수익률 132.32%에는 훨씬 못미쳤다.

현대증권 류용석 주식시황팀장은 "상반기에 외국인이 시장을 주도했다면 시세를 주도한 것은 기관"이라며 "기관은 펀드 환매 탓에 전반적으로 매도세를 보였지만, EPS(주당순이익) 등 기준으로 모멘텀이 좋은 종목에 매수를 집중해 높은 수익을 챙겼다"고 말했다.

<표> 투자 주체별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 평균 상승률(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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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 │외국인 │기관 │지수상승률 │
├─────────┼──────┼──────┼──────┼──────┤
│유가증권 │ 14.85│ 28.44│ 75.59│ 24.02│
├─────────┼──────┼──────┼──────┼──────┤
│코스닥 │ 66.13│ 96.57│ 132.32│ 5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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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률은 작년말 대비 26일 종가기준. 신규 상장 종목은 상장일 시초가 대비.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