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히든챔피언'의 저자이자 '유럽의 피터 드러커'로 불리는 세계적인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가 서툰 한국말로 입을 열었다.

헤르만 지몬 교수는 17일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가 창립 10주년 기념을 맞아 코엑스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개최한 '코스닥 최고경영자(CEO) 조찬 세미나'에서 '21세기 히든챔피언, 강소기업 경영자의 역할모델'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한국은 인구에 비해 수출액이 높은 나라지만, 아직도 숨겨진 잠재력이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은 수출 규모에 비해 히든챔피언이 아직까지 많지 않은데 한국의 중소기업 중에서 히든챔피언이 많이 나와야 수출이 크게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170여명의 코스닥 상장업체 CEO 및 임원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강연 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서 CEO들은 지몬 교수에게 히든챔피언이 되기 위한 조언을 구했다.

그가 정의하는 히든챔피언이란 △세계 3위권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으며 △매출이 30억유로(40억달러) 이하의 △일반인들에게 인지도가 낮은 기업이다.

지몬 교수는 한국에도 절삭기 세계 1위 업체인 와이지-원, 캐릭터인형 1위 업체인 오로라월드 등의 히든챔피언들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히든챔피언들의 특징은 직원들의 교육수준이 높다는 것"이라며 "한국처럼 교육열이 높은 나라가 특히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또 "히든챔피언들은 제품과 시장은 집중화를 통해 좁히는 반면, 판매와 마케팅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넓힌다"면서 "한국 중소기업들도 세계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몬 교수에 따르면 히든챔피언의 또다른 특징은 연구개발(R&D) 투자비용이 높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독일기업의 R&D비중이 매출의 3%인데 반해, 히든챔피언들의 R&D비중은 6%에 달한다.

아울러 강력한 리더십도 조건으로 꼽았다.

그는 "경영자는 원칙에 대해서는 강경히 대처하되 세부운영에 있어서는 유연하고 참여적이어야 한다"며 "히든챔피언 기업 CEO의 평균 임기는 20년으로 포츈 100대기업 평균 5년보다 월등히 길기 때문에 장기목표를 세우기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지몬 교수는 컨설팅업체인 '지몬 쿠처&파트너스'의 최고경영자이기도 하다.

그는 "지몬 쿠처&파트너스는 독일을 비롯해 프랑스, 미국, 러시아, 일본 등에 진출해 있으며 한국에도 2~3년 안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