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지에 증권사들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이달 들어 하나대투증권 한화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추천종목에 새로 이름을 올렸고,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한 증권사도 여러 곳이다.

원재료인 펄프 가격은 크게 떨어진데 비해 주력 제품인 인쇄용지 가격은 크게 하락하지 않아 실적이 좋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이들 증권사의 평가다.

실제 회사측이 지난달 실적을 밝히자 기대는 현실이 되는 모습이다. 한국제지는 최근 공시를 통해 올해 5월 영업이익이 91억5200만원으로 전년동월 대비 192.3%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전달에 비해서도 19.3% 증가한 것이다.

법인세비용차감전 순이익은 작년 5월 6억원에 머물렀으나 올 5월엔 122억원에 달했다. 실적 '턴어라운드'가 뚜렷한 것.

이선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보고서에서 "이미 높아져 있던 기대치보다도 더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고 평가하며 올 2분기 한국제지의 총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177.4%와 589.1% 급증한 250억원과 195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바닥권에서 구매한 펄프가 낮은 환율에 투입되면서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여기에 환율 관련 손익도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IBK투자증권은 한국제지의 투자의견을 '매수'로 올리고 목표주가 5만5500원을 제시했다.

제품 가격에서의 유리한 조건 뿐 아니라 절대적인 판매량도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효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4,5월 판매량이 전년동기 수준으로 회복해 1,2월 판매량 축소로 인한 수요 위축 우려가 불식됐다"고 했다.

윤 연구원은 "2분기 한국제지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519억원과 23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5%와 156.6% 증가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4만5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올리고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이다솔 한화증권 연구원은 "원ㆍ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입지 증가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이 유통망을 재정비해 수입지의 신규 유통망 구축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 수입지가 크게 늘었던 환율 구간도 900~1000원 수준이어서 환율 하락에 따른 수입지 증가는 제한적 수준에 머물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증권사들의 이 같은 호평 덕에 주가가 지난 3월 이후 두 배 가깝게 올라 실적 개선 기대감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은 고려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25분 현재 한국제지 주가는 사흘만에 하락 반전하며 전날보다 450원(1.09%) 내린 4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