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분석 보고서

이달 들어 비(非) 금융주에 대해 공매도가 허용됐지만 시장의 우려와 달리 증시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달들어 지난 11일까지 공매도 금액 상위 20개 종목의 주가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10개 종목이 내렸고, 2개 종목은 제자리걸음, 8개 종목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체 평균 등락률은 -0.8%에 불과했다.

코스피지수는 같은 기간 1.68% 올랐다.

이에 비해 일평균 공매도 금액은 694억원으로 연초 이후 지난달 말까지 일평균인 61억원의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공매도의 가장 큰 '희생양'은 현대모비스로, 이 기간에 주가가 13.6% 하락했다.

엔씨소프트(-9.0%), 삼성SDI(-8.2%), NHN(-5.5%), LG화학(-3.6%), 두산인프라코어(-3.5%) 등도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현대오토넷과 합병에 따른 리스크 때문에, 엔씨소프트는 4~5월 사이 배 이상으로 급등한 데 따른 부담으로 주가가 내렸다고도 볼 수 있어 공매도만을 주가하락 요인으로 꼽을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반면 한국전력(6.9%), KT(6.8%), LG디스플레이(6.6%) 등은 같은 기간 오히려 상승했다.

지난해 급락장 속에서 주가 하락을 부추긴 주범으로 지목됐던 공매도가 우려와 달리 증시에 미친 영향력이 미미했던 것은 우선 시장이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인 덕분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공매도를 하려면 주식을 빌려야 하는데, 국민연금 등 기관들이 주식을 대여하지 않기로 해 공매도가 활성화되지 못한 측면도 있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은 "작년에 공매도의 여파가 컸던 것은 시장이 하락하는데 공매도 매물까지 가세해 충격이 컸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경기지표가 바닥에서 턴어라운드하며 시장이 안정을 찾는 상황에서 시장이 공매도 물량을 정상적인 매도로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원은 "대차거래를 위해서는 실탄인 빌린 주식이 필요한데, 기관이 주식을 대여하지 않아 공급처가 줄어 공매도 영향력이 미미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나아가 공매도가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을 부추기겠지만, 중기적으로 지수하락과는 관계가 적다는 지적도 있다.

대우증권이 지난해 6월20일부터 공매도가 제한됐던 10월1일 이전까지 공매도 비중과 주가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이 높은 상위 25%의 종목이 하위 25%의 종목보다 수익률이 오히려 6.69%포인트 높았다.

대우증권 신일평 연구원은 "분석 가능한 자료의 시계열이 짧다는 한계가 있지만 작년에 대한 분석만 놓고 본다면 단기 투자자가 아닌 이상 필요 이상으로 공매도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며 "펀더멘털상 큰 변화가 없음에도 과도한 공매도로 폭락한 종목이 있으면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 공매도 금액 상위 종목과 등락률
(단위:천원, %)
┌────────┬─────────┬──────┐
│종목명 │공매도 금액 │주가등락율 │
├────────┼─────────┼──────┤
│현대모비스 │64,205,661 │ -13.6│
├────────┼─────────┼──────┤
│엔씨소프트 │34,357,418 │ -9.0│
├────────┼─────────┼──────┤
│삼성SDI │7,971,331 │ -8.2│
├────────┼─────────┼──────┤
│NHN │9,146,392 │ -5.5│
├────────┼─────────┼──────┤
│LG화학 │9,267,926 │ -3.6│
├────────┼─────────┼──────┤
│두산인프라코어 │15,499,867 │ -3.5│
├────────┼─────────┼──────┤
│현대중공업 │35,821,657 │ -2.8│
├────────┼─────────┼──────┤
│STX조선해양 │8,972,550 │ -1.4│
├────────┼─────────┼──────┤
│SK텔레콤 │32,283,125 │ -0.9│
├────────┼─────────┼──────┤
│POSCO │10,954,458 │ -0.2│
├────────┼─────────┼──────┤
│LG전자 │14,559,540 │ 0.0│
├────────┼─────────┼──────┤
│하이닉스 │7,919,905 │ 0.0│
├────────┼─────────┼──────┤
│S-Oil │29,504,362 │ 0.7│
├────────┼─────────┼──────┤
│삼성중공업 │9,775,816 │ 1.3│
├────────┼─────────┼──────┤
│기아차 │8,168,909 │ 2.5│
├────────┼─────────┼──────┤
│현대차 │38,695,039 │ 3.5│
├────────┼─────────┼──────┤
│삼성전자 │30,896,231 │ 4.8│
├────────┼─────────┼──────┤
│LG디스플레이 │31,740,729 │ 6.6│
├────────┼─────────┼──────┤
│KT │9,101,301 │ 6.8│
├────────┼─────────┼──────┤
│한국전력 │10,387,456 │ 6.9│
├────────┼─────────┼──────┤
│평균 │ │ -0.8│
└────────┴─────────┴──────┘

※ 기간은 6월1~6월11일, 삼성증권 자료 제공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