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분기 실적개선 전망을 바탕으로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부터 한 달여 동안 15% 넘게 급등해 삼성전자가 오랫동안 박스권에 갇혀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국내 IT(전기 · 전자)를 대표하는 두 회사 모두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지만 주가는 지난 5월부터 차별화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LG전자는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08% 올라 12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5월 이후 이날까지 15.56% 급등하는 강세를 띠고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4월까지 동반 강세를 보이다 5월부터 눈에 띄게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에 오히려 1.35% 하락했다.

2분기 실적은 두 회사 모두 1분기보다 대폭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로 복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영증권은 삼성전자가 본사 기준으로 2분기 매출 19조8000억원,영업이익 1조1000억원을 올리며 또 다시 시장예상치를 크게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LG전자도 2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UBS는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이 9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휴대폰 출하량이 1분기보다 28% 늘어난 2900만대에 이르고 영업이익률도 당초 예상보다 높아져 두자릿수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종전보다 22% 높은 목표주가 16만5000원을 제시했다.

시장의 관심은 LG전자에 쏠리는 분위기다.

김지수 굿모닝신한증권 IT 팀장은 "삼성전자의 휴대폰 부문은 수년 전에 이미 성장 단계를 지나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반면 LG전자는 그동안 수익성이 좋지 않았던 휴대폰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는 점이 주가 흐름을 가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제 성장 단계를 거치는 LG전자는 추가 성장 기대감까지 지니고 있어 주가의 상승탄력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IT 팀장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는 좋지만 과거에 비해선 낮은 수준인 반면 LG전자의 경우에는 예측보다 좋은 것은 물론이고 사상 최고 수준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또 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가진 설명회에서 "2분기에는 환율 효과를 보기 힘들 것"이라고 밝혀 기관들이 대거 물량을 정리한 점도 주가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기관들은 5월부터 삼성전자 주식을 247만주가량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이 이 기간 삼성전자 비중을 전체 지분의 44.0%에서 45.5%로 확대했음에도 주가는 힘을 받지 못했다.

김 팀장은 "코스피지수가 지난 5월부터 박스권에 머물면서 기관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표주인 삼성전자를 많이 판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