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9일 외국인 주도 수급 장세의 상승 탄력이 둔화되고 있다며 한동안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

박승영 한국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이후 지수가 1400선에 오르기까지 단 2개월 밖에 걸리지 않은 것은 외국인 투자자라는 유동성 공급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최근 '수급 장세'는 그 힘이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이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튀어오르지 못하는 것은 기관의 계속되는 주식 매도에다 프로그램 매매 역시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

박 연구원은 "여기에는 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프로그램 매매는 현물과 선물의 차이인 베이시스에 의해 기계적으로 이뤄지는데 (현선물간 가격차인) 베이시스는 5월 이후 점차 악화됐고 6월 들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그는 "이론 베이시스가 플러스(+)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베이시스가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 이유는 지수 선물의 '매도 우위' 수급 때문"이라며 "원·달러 선물, 과거의 원자재 선물같이 헤지 수요가 많은 시장에서 기조적으로 백워데이션(현물가격이 선물가격보다 높은 상태)이 나타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전했다.

지수 선물의 헤지 수요를 만들어낸 것도 외국인이다. 박 연구원은 "외국인의 현물과 선물 매매를 살펴보면 4월 이전까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으나 4월 이후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는 지수가 대략 1300선을 넘어서면서 외국인들이 보유중인 포지션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높아진 밸류에이션(주가수준) 부담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증권은 개인과 기관의 자금이 풍부하지 않은 상황에서 베이시스 개선에 따른 프로그램 매수 정도를 기대해 볼 만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동안 추가로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상황에서 외국인이 주식 순매수를 이어가려면 선물을 계속 매도해야하기 때문"이라며 "결과적으로 외국인이 만들어 낸 수급 장세가 외국인에 의해 한계를 노출하고 있으며 최근 지수 선물 시장의 움직임이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