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는 주요 정유사들 중에서도 유가 상승에 따른 수혜의 폭이 가장 큰 종목으로 꼽힌다.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이 4만배럴로 상대적으로 많은 데다 국내 최고 수준의 정제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유가 상승이 실적 개선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외국인들이 꾸준히 SK에너지를 사들이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배럴당 35달러에 불과했던 국제유가가 최근 70달러 선에 육박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임지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유업체들 중 유일하게 정제사업 외에 자원개발(E&P)사업도 추진하고 있어 유가 상승으로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유가 상승으로 가수요 발생 가능성이 높은 데다 E&P 부문의 판매단가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이익 증가폭이 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용환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원 · 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세가 2010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외화 관련 손실 감소에 따른 세전이익 증가가 기대된다"며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35조8563억원과 2조1866억원으로 제시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업이익은 15% 넘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선진국의 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이머징 시장의 성장이 이어지면서 원유 제품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채현기 이코노미스트도 "국제유가가 올 들어 40% 넘게 급등했지만 투기세력보다는 경기지표 호조에 따른 향후 실질수요 증가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어 올 하반기에도 유가 상승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자체 개발한 매연저감 장치가 미국 환경인증을 획득해 에너지 기업으로서의 기술력을 한층 강화한 점도 돋보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자회사를 통한 2차전지 사업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수익원을 다양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HMC투자증권은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며 현 주가 대비 50%가량 높은 16만8000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