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퇴출 위기에 몰렸다가 가까스로 살아 돌아온 기업들의 주가가 대부분 '반짝 상승'에 그치고 있다. 퇴출을 모면해 거래가 재개된 직후 며칠 동안 가격제한폭까지 치솟다가 금세 약세로 돌아서기 일쑤다.

전문가들은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초기 이상 급등에 휘둘리지 말고 기업 내용을 냉철하게 분석한 후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사회생 기업의 주가흐름

퇴출 직전까지 갔다가 기사회생한 종목들은 통상 거래가 재개된 후 3~4일 정도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강세를 보이다가 이내 하락세로 돌아서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1년간의 실적 개선기간을 조건으로 상장이 유지된 모보의 경우 거래가 재개된 지난 4일부터 사흘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지만 그 뒤로는 빠지기 시작해 29일엔 재개 첫날 시초가(790원)보다도 낮은 700원으로 떨어졌다.

아예 거래 재개 첫날부터 주가가 하락하는 곳도 있다. 퇴출에서 벗어난 에이엠에스는 이틀 연속 하한가로 주저앉아 이날 1445원에 장을 마쳤다. 인쇄회로기판 제조업체인 심텍은 지난달 10일 거래 재개와 동시에 사흘간 상한가를 나타내는 호조를 보였지만 이내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날 종가는 2540원으로 거래 재개 첫날의 시초가(2495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3월31일 자본잠식을 해소한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며 극적으로 퇴출 위기를 넘긴 CL은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뒤 3일 동안 하한가로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감자를 마무리하고 지난 28일 거래가 재개된 뒤엔 이틀째 가격제한폭까지 미끄러졌다.

다만 키코(KIKO) 피해로 퇴출 위기에 몰리다 살아난 태산엘시디는 최근 삼성전자의 액정표시장치(LCD) 모듈 위탁생산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이틀간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안도랠리가 끝나고 난 뒤 투자자들이 실적 등 회사의 가치를 냉철하게 따지기 시작하면서 개별 종목이 가진 내재가치에 따라 주가가 움직인 것"이라며 "단지 상장을 유지했다는 소식만으로는 상승세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코스닥 기업 퇴출 현황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12월 결산 법인 가운데 이날까지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돼 완전히 회생에 성공한 기업은 11곳이다. 사유별로 살펴보면 △디보스 IS하이텍 유티엑스 등 당초 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가 재감사를 받아 '감사의견 적정'으로 수정된 보고서를 제출한 기업이 7곳 △신지소프트 엑스로드 등 '상장폐지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실질심사위원회로부터 받은 기업이 4곳이다.

일단 상장유지 결정을 받은 뒤 일정 기간(3개월~2년)의 개선기간이 주어진 기업도 8곳이 있다. 여기에는 태산엘시디 모보 엠비성산 등 환율 급등에 따라 예상치 못한 환손실을 입은 기업이 6곳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에 대해서는 개선기간이 끝난 뒤에 개선계획 이행 실적 등에 대한 전문가 확인서 등을 참고해 개선기간을 추가로 부여할지,상장을 폐지할지가 결정된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퇴출이 확정된 종목은 총 33개며 퇴출 위기에 놓인 종목은 13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퇴출 위기의 종목은 △실질심사 결과 상장폐지가 결정된 가운데 상장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기다리고있는 종목 7개 △사이버패스 에스텍 등 실질심사가 진행 중인 종목 6개 등이다.

송종현/조재희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