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의 2차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투자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지난 13~14일 청약 당시엔 30% 가까이 기대했던 수익률이 최근 주가 하락으로 10%대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추가 상장 물량에 대한 부담 등이 투자심리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29일 신주상장일 이후에는 주가가 다시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이닉스는 27일 거래량이 급증한 가운데 4.17% 떨어진 1만1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로써 1만350원인 유상증자 신주발행가액과의 차이는 1150원으로 줄었다. 현 시점에서 매도할 경우 유상증자 참여자들이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은 11% 정도다.

이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단기에 얻을 수 있는 차익이 줄어 지난 1월 1차 증자 때와는 달리 이번엔 신주 상장 물량들이 매물로 나오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9일 상장될 주식 수가 7000만주로 전체 상장 주식의 14%에 달하는 데다 최근 외국인 공매도 규제가 완화되는 등 수급 부담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설상가상으로 D램 업황 회복에 대한 전망마저 엇갈리면서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파르게 반등하던 D램 현물가격이 최근 1.2달러 수준에서 횡보하면서 반도체 경기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느릴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반짝 늘어났던 메모리 수요가 다시 둔화되고 있는 반면 공급 업체들이 가동률을 높이고 있어 하반기에 공급 과잉 현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서 연구원은 그러나 "내달 초 발표되는 D램 고정거래가격은 여전히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부 기관 등은 이미 주식을 빌리는 등의 방법으로 신주 물량을 상당부분 정리한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이정 연구원은 "1만1000~1만2000원 이하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인 데다 대만 등 경쟁 업체들의 구조조정이 지속될 것이란 점에서 하이닉스는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 세트업체들이 충분히 재고를 확보한 만큼 하반기엔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이 둔화될 전망"이라며 "주가가 반등할 때마다 하이닉스에 대한 비중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