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물 주식과 코스피200 지수 선물을 함께 사들이고 있다.

전날 외국인들이 코스피200 지수 선물을 대량 매도하면서 코스피지수 하락의 빌미를 제공했고 그 과정에 지정학적 위험요인 같은 대외적 변수가 반영된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던 점과 비교하면 이날 증시에서의 외국인 동향은 사뭇 대조적이다.

이날 오전 11시 5분 현재 유가증권시장과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1천558억원과 3천317계약의 순매수를 보였다.

전날 외국인들은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많은 1만2천704계약의 지수 선물 순매도를 나타냈다.

코스피지수는 외국인들이 이날 현ㆍ선물 동반 순매수에 나서면서 기관의 매도와 프로그램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유지, 같은 시각 현재 전날보다 16.37포인트(1.19%) 오른 1,388.41을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런 외국인들의 투자 양상에 대해 정치적 논리보다는 경제적 논리가 우위에 선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북한이 2차 핵실험 강행과 잇따른 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지정학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지만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모두 소비 심리가 개선됐다는 점이 증시에 더 큰 영향을 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5월 소비심리지수(CSI)는 지난달보다 7포인트 높은 105를 기록하며 1년여만에 기준치인 100을 넘었다.

또 미국 민간경제단체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하는 5월 소비자신뢰지수는 54.9를 기록, 지난달의 40.8보다 크게 상승한 것은 물론 2003년 4월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정치변수보다는 경제논리가 그래도 시장에서는 주축을 이룬다고 봐야 한다"며 "미국 증시는 소비심리 개선에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우리 증시에서의 외국인 투자행태에도 그런 영향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날 외국인들은 미국시간으로 25일 뉴욕증시가 휴장했던 점과 더불어 북한 관련 악재가 발생하자 그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투자 행동에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며 "선물 거래는 단기적 대응 수단으로 쓰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날 양호한 경제지표가 발표되자 전날과는 반대되는 동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