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금이 중국으로 몰리고 있다. 올 들어 중국에서 만들어진 24개 신규 펀드에 620억위안(약 11조1600억원)이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중국 펀드 뿐 아니라 한국에서 출시된 중국펀드로도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 40% 이상 뛴 상하이 증시의 급등세가 풍부한 유동성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25일 "중국 금융서비스업체 윈드인포의 조사 결과 24개 신규 뮤추얼펀드에 올 들어 620억위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같은 자금 유입이 중국 증시에 엄청난 유동성을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세계 3위 경제대국인 중국 경제의 회생 조짐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창성자산운용사가 26일 운용에 들어간 신규 펀드의 경우 개인투자자들이 이미 146억위안을 투자했다.

장위앤펑 화롱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상하이종합지수가 심리적 저항선인 2700선을 돌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가까운 장래에 일부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8월7일 2727.58에서 10월28일 1664.93까지 밀렸다가 반등세를 보여 이날 0.48% 오른 2610.01을 기록했다.

한국 내에서도 중국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펀드평가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펀드는 지난 2월 388억원이 순유출된 후 3월부터 3개월째 순유입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주말까지 687억원이 들어오면서 올 순유입 규모는 5032억원으로 불어났다. 이는 국가별로 최대이며 두 번째로 많은 러시아펀드(858억원)보다 5배나 많은 규모다.

특히 지난달 97억원이 들어온 중국 본토펀드는 이달 들어 105억원이 순유입돼 유입 규모가 더 커지고 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투신운용이 잇달아 중국 본토펀드를 출시한 데다 중국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상하이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자금 유입도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A주(본토)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8.37%로 러시아 브라질 인도 펀드와 더불어 가장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해외 주식형펀드 내 중국펀드 비중은 지난달 말 34.2%로 1년 전의 32.6%보다 1.6%포인트 높아졌다"며 "중국펀드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펀드에서도 중국으로 자금 유입이 끊이질 않고 있다. 전세계 펀드 동향을 조사하는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에 따르면 지난주(5월14~20일) 2억7000만달러가 들어온 것을 포함해 올 들어 중국펀드로는 26억9271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전문가들은 상하이종합지수가 올 3월 이후 600포인트(30%) 이상 오른 데 따른 부담으로 일시적인 조정을 보일 수 있겠지만 중국펀드에 대한 중장기 투자는 유망한 것으로 분석했다.

박현철 연구위원은 "중국 내 외국인 투자 한도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과감한 경기부양책으로 경기 회복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일시적으로 홍콩H주 펀드와의 수익률 격차 축소가 있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본토펀드들의 성과가 우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증시는 시가총액(3월 말 상하이와 선전증권거래소 기준)이 16조1000억위안(약 2898조원)으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시장에 이어 세계 3위 시장이 됐다.

오광진/서정환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