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는 최고가 되려면 자신이 어떻게 차별화돼야할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행하는 열정과 변화를 수용할 줄 아는 용기가 합쳐져야 진정한 리더십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


이현승 SK증권 사장은 21일 금융투자협회 ·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 · 한국경제신문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금융투자회사 CEO 대학가 릴레이 특강'의 네번째 강사로 나서 서강대에서 '국내외 경제 현황 및 전망'이란 주제로 강의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행정학 석사를 받은 이 사장은 1988년 행정고시 32회에 합격, 옛 재정경제부에서 인정받는 경제관료의 길을 걷다가 2001년 사표를 내고 금융맨으로 변신했다. 이후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AT커니와 메릴린치 IB(투자은행) 이사,GE에너지코리아 사장 등을 거쳐 지난해 6월 SK증권 사장에 취임,증권업계 최연소(43세) CEO가 됐다.

그는 1929년 미국의 대공황과 현재의 금융위기를 비교하며 국내외 경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사장은 "대공황 때는 글로벌 정책 공조가 미흡한 데다 각국의 이기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교역량이 크게 줄어들며 불황이 가속화됐지만 지금은 각국별 신속한 정책 공조가 효과를 발휘하며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각국이 보호주의를 얼마나 강화할지가 경제 위기 상황과 맞물려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경기가 V자형 혹은 U자형 · 나이키형 등의 모양으로 회복될 것이란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여전히 L자형이나 W형으로 진행될 것이란 비관론도 혼재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사장은 대학생들에게 목표를 향해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P?CA=E'라는 공식이 있다"며 "이는 실행력(Practice)과 수용력(Acceptance)의 곱이 효과(Effect)로 나타난다는 것으로 최고가 되려면 이 공식을 잊지 마라"고 당부했다.

그는 "위험이 있는 자본시장에는 듣고 싶은 정보와 듣고 싶지 않은 정보가 공존한다"면서 "투자자들은 듣고 싶은 정보만 접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이득을 보려면 듣고 싶지 않은 정보도 수용하고 욕심과 두려움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생도 이와 마찬가지"라며 "배우려는 마음을 열고 정서적으로 균형을 잡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미래의 불안을 긍정적인 자신감으로 즐기라고 강조했다. "요즘 학생들은 취직이나 미래에 대해 불안함이 어느 때보다 큽니다. 저도 관료 생활 13년 만에 사표를 쓰고 나와서 불안해서 잠을 이루지 못한 적도 있었죠.역설적이지만 인생은 원래 불안한 겁니다. 다만 불안하다고 스스로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긍정적인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

강의에 참석한 이민희씨(서강대 4년)는 "경제 전반에 대한 쉬운 설명도 좋았지만 금융회사 CEO들이 어떤 가치관과 자세를 갖고 사는지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