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당국이 공매도 규제를 내달부터 풀기로 결정하자 공매도 가능성이 큰 종목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단기적으로 외국인의 매도 공세 우려가 커져서다.

특히 현재 대차잔고 비중이 높거나, 작년 10월 공매도 규제 직전 대차잔고 비중이 높았던 종목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공매도 해제 조치가 증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나, 실적이나 기업 가치에 견줘 주가 오름폭이 컸던 일부 종목이나 업종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21일 오전 11시 20분 현재 하이닉스가 전날보다 900원(6.21%) 떨어진 1만3600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을 비롯, 한진해운(-5.88%) LG전자(-2.63%) 두산인프라코어(-2.63%) 대우건설(-2.08%) 현대중공업(-2.50%) 롯데칠성(-1.63%) GS건설(-0.12%) 포스코(-2.26%) LG디스플레이(-0.83%) 기아차(-5.81%) 대림산업(-2.72%) 현대미포조선(-1.37%) 현대건설(-2.67%) 등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종목은 지난 20일 기준 금융주를 제외하고 대차잔고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들이다. 대차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은 그만큼 공매도 매물에 대한 우려가 크다.

특히, 한진해운 기아차 GS건설 하이닉스 등은 작년 10월 공매도 규제 직전에도 대차잔고 비중이 상당히 높았던 종목들이어서 공매도 허용시 물량 부담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여기에 이달 들어 대차잔고 증가율이 컸던 동부하이텍(-6.67%)이나 작년 공매도 규제 이후에 대차잔고가 크게 줄었던 STX엔진(-4.73%) 등은 현재 대차잔고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공매도 금지 해제를 예상하고 주식대차를 미리 해 놨을수 있다"면서 "최근 대차잔고가 증가한 상위 종목에 우선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5월 들어 대차잔고가 크게 종목들로는 현대모비스(대차잔고 증가율 46.7%), 동부하이텍(4.14%), 한국단자(39.6%), S-Oil(37%), 삼성전기(30.3%) 등이 꼽혔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규제 해제로 외국인의 매수가 완전히 단절되거나 시장 전반에 걸친 매도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지금까지 절대적으로 공매도 금액이 컸던 운수장비, 의료정밀, 철강, 건설, 운수창고 업종은 공매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이 가운데 특히 최근 시장 대비 주가의 오름폭이 컸으나 외국인이 매도했던 업종인 의로정밀, 화학, 전기전자는 외국인의 공격 대상으로 거론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는 증시 안정 등을 이유로 다음달 1일부터 비금융주에 한해 공매도를 허용할 방침이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