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위원회가 비금융주에 대한 공매도를 내달부터 다시 허용하기로 했으나 증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글로벌 증시가 최근 강세를 지속하고 있어 공매도의 주역인 외국인 투자자들이 공매도에 적극 나서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하락장에서는 공매도가 증시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나 상승장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KB투자증권 김성노 수석연구원은 "신흥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이 강세를 지속하고 있어 비금융주 공매도 허용이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공매도 주역인 외국인도 공매도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공매도 관련 규정이 전보다 강화된 것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지난해 10월 공매도 제한 조치와 함께 대차거래 담보 비율도 100%에서 130%로 높아졌고, 차입공매도만 허용되고 무차입공매도는 여전히 금지되기 때문에 대차거래가 급격히 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코스피시장의 하루평균 거래량이 대차잔고 수준을 크게 웃돌아 공매도가 급격히 늘어도 지수에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대신증권 이승재 연구원은 "비금융주 공매도 허용으로 작년 10월 이전 30조원에서 현재 17조원 규모로 줄어든 대차거래 규모가 다소 늘어날 것"이라며 "그러나 대차거래 담보 비율이 100%에서 130%로 강화돼 향후 대차거래 규모는 20조원 정도에 머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또 정부의 이번 조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시장 편입을 앞두고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공매도 재허용으로 증시 변동성이 다소 커질 수 있으나 국내 증시가 이미 그 정도의 충격을 흡수할 힘을 축적했다는 내부 평가가 깔려 있다는 것.
삼성증권 정명지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선진국 증시 트렌드를 따라가고, 최근 국내 증시가 안정을 되찾고 있다는 자신감에 공매도를 다시 허용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과거에 허용했던 것을 다시 허용한 것이고, 차입 공매도만 허용한 것이기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j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