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9일 연속 상승하며 9개월여 만에 530선을 탈환했다. 이 같은 강세는 기관과 연기금이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 · 소형주가 중심인 코스닥시장에서 매수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유가증권시장이 박스권을 형성하며 주춤해지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코스닥시장 쪽으로 옮겨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13일 코스닥지수는 1.8% 오른 535.95로 장을 마감,작년 8월 이후 9개월여 만에 530선으로 올라섰다.

거래대금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달 첫 영업일이었던 지난 4일 1조9830억원 수준이었던 거래대금은 이날 3조2744억원으로 65% 넘게 증가했다.

주력 매수주체는 역시 개인이다. 개인들은 이달 들어 한번도 빠지지 않고 7거래일 연속으로 133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여기에 한동안 코스닥시장을 외면했던 기관들이 동참하며 오름세에 힘이 붙고 있다. 지난달 246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던 기관은 지난 7일 이후 연속 '사자'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연기금도 이달 들어 6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연달아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기관과 연기금의 이달 순매수 규모는 각각 114억원과 253억원에 달한다.

조용식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이 조정 내지 박스권 양상을 보이는 데다 14일 옵션만기까지 겹쳐 기관들이 유가증권시장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 팀장도 "기관이 수익률 제고를 위해 중 · 소형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게 최근 코스닥 상승세의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기관들은 최근 어닝시즌을 거치면서 코스닥 기업들의 '체력'이 탄탄해졌다는 점이 확인되자 인식이 개선됐다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192개 코스닥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증가한 기업은 72곳에 달한다.

정책테마주가 릴레이식으로 급등하는 현상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육성 의지를 재확인한 자전거 테마주의 경우 지난달 20일께부터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연일 급등하고 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삼천리자전거 참좋은레져 극동유화 등 자전거 테마로 분류된 종목들이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자전거테마의 대표주인 삼천리자전거는 이달 들어서만 70.5% 올랐다.

박종선 현대증권 스몰캡 팀장은 "녹색성장 관련 기업 가운데 실적이 뒷받침되는 곳에 대해선 기관들도 관심이 높아 수급사정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