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엔 모든 사회 현상과 변화에 항상 '왜?'라는 의문을 갖는 탐험가 정신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자본시장을 보는 눈을 길러야 합니다. "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13일 금융투자협회 ·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 · 한국경제신문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금융투자회사 CEO 대학가 릴레이 특강'의 두 번째 강사로 나서 대전 충남대에서 '투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주제로 강의했다. 강 회장은 1990년대 말 1억원의 자금을 주식시장에 투자해 156억원으로 불려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증권가 스타의 한 사람이다. 1999년 2월 에셋플러스투자자문을 설립한 뒤 작년 자산운용사로 전환해 현재 글로벌시장과 중국 한국에 각각 투자하는 '리치투게더' 시리즈 3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강 회장은 "대학시절엔 우선 순위를 두고 생활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며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건강처럼 평생 사용하고 반드시 필요한 것엔 무한대로 투자해도 좋다"면서 "자본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고 풍족한 삶을 가져다줄 수 있는 자본시장과 사회를 보는 눈에 대한 투자도 건강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지혜로운 투자의 눈을 기르기 위해선 사회 현상과 변화에 항상 의문을 갖는 탐험가 정신이 필요하며 이런 도전정신은 풍부한 상상력을 기초로 한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은 자전거 도로를 만드는 정책을 보고 자전거 회사가 유망해질 것이라고 단정짓지만, 풍부한 상상력을 가진 사람은 자전거 도로가 많아지면 옷이 더러워질 것이므로 세제가 많이 팔릴 것이란 생각으로 연결한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올초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했다는 신문 기사가 나왔는데 이들은 당연히 돈을 쓰고 가기 때문에 앞으로 환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예측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런 생각을 자본시장과 연결한다면 외국인들이 많이 구입하는 명품과 화장품을 만드는 회사의 주식을 사는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상력을 뒷받침하는 경제 지식의 기초를 기르는 일도 대학시절에 필요하다고 강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탐험가 정신으로 파악한 팩트를 완전하게 보완하기 위해 자본시장에서는 PER(주가수익비율) EPS(주당순이익) ROA(총자산대비이익률) 같은 다양한 해석이 탄생했다"며 "이 같은 지식은 경영학을 전공하지 않아도 대학에서 충분히 습득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의장인 정심화국제문화회관 대덕홀을 찾은 임윤수 충남대 경영학부 교수는 "자본주의에선 자본시장이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는 만큼 시장을 이해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학생들의 이해와 지식이 높아질수록 한강의 기적을 이룬 우리가 자본시장에서도 기적을 이루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경을 보고 특강을 들으러 왔다는 김현태씨(24 · 충남대 회계학과)는 "이번 강의는 자본시장 관련 내용 외에도 대학 생활 동안 해야할 일들을 깨닫고 마음을 가다듬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며 "지방에선 유명 CEO를 만날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은데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