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등에 따라 자사주나 투자한 기업의 지분을 팔아 현금을 서둘러 마련하려는 코스닥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토지나 건물을 처분하는 곳도 적지 않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금 확보를 위해 자사주를 처분하는 코스닥기업이 늘고 있다.

원자력 보조기기 제조업체인 티에스엠텍은 80억원 규모인 자사주 49만주를 기관투자가에게 블록딜(대량매매) 방식으로 넘기기로 했다. 티에스엠텍은 향후 수주에 대비해 운전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자사주를 처분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2차전지용 보호회로 제조업체 파워로직스는 전체 주식의 9%대에 달하는 자사주 128만주를 기관투자가 등에 넘겨 103억원가량을 현금화하기로 했다.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 현우산업도 자사주 40만주를 처분,31억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우산업 관계자는 "올해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관투자가들의 자사주 매각 요청이 있었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친환경 농산물 생산업체 세실과 액정표시장치(LCD) 검사 장비 · 부품을 만드는 파이컴도 각각 80억원대 자사주를 팔아 유동성을 확보했다.

자금확보를 위해 다른 기업에 출자한 지분을 처분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솔믹스는 계열사인 반도체 및 LCD 부품업체 메카트로닉스 지분 전량을 44억원에 처분키로 결정했다. 리노스도 지난해 발행한 사모사채 2300만달러 등을 상환하기 위해 이니텍 287만주를 처분키로 했다. 전략적 제휴를 맺고 상호 지분을 취득했던 넥스콘테크놀러지와 에스텍도 보유지분을 팔아 현금화했다.

부동산 처분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선 코스닥기업들도 눈에 띈다. 넥사이언은 신규 사업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소재 토지와 건물을 185억원에 처분했다. 유티엑스도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 소재 토지와 건물을 34억원에 매각,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처럼 자산을 유동화하는 기업 가운데 전략적으로 자사주를 기관투자가 등에 넘기는 코스닥기업들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안병국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기관투자가들이 중소형주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유망기업에 자사주 매각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기업들은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고 기관투자가는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윈윈'거래가 증가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