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여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속속 새 얼굴로 교체되고 있다.

그러나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는 좋아 주총에서 CEO가 교체되는 곳은 많아야 10개 정도로 추산돼 미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은 8일 이사회를 열고 황성호 PCA투신운용 대표를 신임 사장 후보로 결의,이달 29일 주총에 상정키로 했다. 황 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씨티은행에 입사한 후 제일투자증권 대표를 거쳐 2004년부터 PCA투신 대표를 맡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또 기존 등기임원 8명을 전원 교체한다. 신임 등기이사엔 윤상구 우리금융지주 전무(비상임이사),임양택 한양대 교수,권혁대 목원대 교수,조성인 전 증권예탁결제원 사장,최봉길 세무사(이상 사외이사) 등이,신임 감사에는 이득희 전 기은캐피탈 감사가 후보로 올랐다.

앞서 유준열 동양종금증권 사장,나효승 유진투자증권 사장,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등이 대표이사로 내정돼 29일 주총에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또 이휴원 굿모닝신한증권 사장과 이용호 한화증권 사장은 이미 임시 주총에서 새로 선임됐다.

신임 CEO들은 대부분 국제통과 금융전문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황성호 사장은 2007년부터 영국 PCA그룹 아시아지역 자산운용사업부문 부대표를 겸할 정도로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글로벌 금융전문가다. 이용호 사장도 경기고와 서울대를 나와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으며 그룹의 인수 · 합병(M&A)을 주도한 국제통이다. 이휴원 사장은 영업과 투자은행(IB) 업무를 섭렵한 신한금융그룹 내 금융전문가로 손꼽히며,유준열 사장도 동양종금증권 부사장,동양카드 사장,동양창업투자 사장 등 금융계열사 대표를 두루 거쳤다.

일부 자산운용사에서도 교체 움직임이일고 있다. 이원기 사장이 4년간 몸담은 KB자산운용을 떠나기로 결정해 후임 사장 인선이 한창이며 조재민 마이다스애셋 사장도 지난 7일 전격 사표를 제출했다. KB자산운용 새 사장에는 주진형 KB투자증권 고문이 유력하다는 관측 속에 박천웅 우리투자증권 전무,이남우 메릴린치증권 대표,오희열 우리투자증권 전무,정경수 우리CS자산운용 전무,조국준 전 대한생명 부사장 등도 거명되고 있다.

이처럼 CEO 교체 관측이 잇따르고 있지만 올 주총 인사폭은 의외로 작아 '미풍'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로 이달 중 임기가 만료되는 강재영 삼성투신운용 사장은 연임이 확정적이고 ,차문현 유리자산운용 사장,이용재 한국밸류자산운용 사장 등도 연임이 유력하다.

이 밖에 올 상반기에는 주진술 함춘승 박장호(이상 씨티글로벌증권) 정진호(푸르덴셜증권) 최우석(도이치증권) 이창훈(푸르덴셜자산운용) 니콜라 소바주(NH-CA자산운용) 대표 등의 임기가 만료된다.

증권사 정기 주총은 오는 19일 리딩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잇달아 열린다. 이달 29일엔 우리 대신 한화 동양종금 미래에셋 등 18개 증권사가 주총을 연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실적 부진 여파로 대규모 물갈이가 예상됐지만 올 들어 주가가 상승하면서 경영상황이 크게 개선돼 그대로 밀고 나가자는 분위기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부 종합 sto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