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이 연일 매도 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일부 중소형주는 꾸준히 사들이고 있어 주목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 4일에도 1321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12일 연속 '팔자'를 이어갔다. 이 기간에 처분한 주식이 1조2809억원에 달하고 지난달 이후 순매도 금액도 2조2576억원으로 불어났다.

연기금은 연초 집중적으로 매수했던 업종 대표주들에 대해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지난 1~2월 가장 많이 사들였던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이후 총 2726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당시 순매수 종목 2위였던 LG전자 역시 한 달여 만에 583억원가량 내다팔았다.

하이닉스(-1295억원) LG화학(-1261억원) 한국전력(-1114억원) 포스코(-1068억원) 등도 순매도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연기금은 같은 기간 대표적인 내수주인 KT를 82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카드 동부화재 동양종금증권 한국금융지주 등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금융주도 미리 '사자'에 나섰다. 실적 호조 기대감에 자산 재평가로 기업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는 SK네트웍스와 현대 · 기아차의 판매 증가로 수혜가 예상되는 글로비스도 각각 260억원가량 순매수했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올들어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연기금이 대형주 중심의 인덱스 매도에 나서고 있다"고 풀이했다. 덜 오른 중소형주로 포트폴리오를 교체하는 한편 지수 하락 가능성에 대비해 방어주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나치게 높아진 주식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과정으로 보인다"면서도 "코스피지수가 1400선을 돌파하며 추가로 상승폭을 늘릴 경우 실탄을 마련한 연기금이 수익률 확대를 위해 매수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