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투자한 어린이 펀드 '쑥쑥 컸네'
어린이펀드가 1년 수익률에서는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에 미치지 못하지만 2년, 3년 등 장기로 갈수록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운용사별 수익률은 천차만별이어서 3년 수익률의 경우 최대 40포인트 이상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자녀 교육비 마련을 위한 장기투자 상품인 어린이펀드에 세제혜택을 주는 등 다양한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어린이펀드 수익률(4월30일 기준)은 연초 이후 18.03%, 1년 -24.79%를 기록했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연초 이후 20.09%,1년 -23.72%)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투자기간이 길수록 어린이펀드가 나은 편이다. 어린이펀드 수익률은 2년 -4.92%, 3년 5.63%로, 주식형펀드 평균인 각각 -5.19%와 3.11%를 웃돌고 있다.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연구위원은 "어린이펀드는 중장기 투자에 초점을 맞춰 운용하는 만큼 장기성과가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개별 펀드의 수익률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05년 1월과 5월 각각 설정된 ING자산운용의 'ING미래만들기주식4'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신한BNPP톱스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주식1'의 3년 수익률은 각각 -9.12%와 32.67%로,41.79%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3년 전 증여세 공제한도인 1500만원을 투자했을 때 현재 평가금액은 1363만원과 1990만원으로 627만원이나 벌어진다.

또한 3년 이상된 어린이펀드 13개 중 5개는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보다 수익률이 낮다. 이에 따라 운용철학이나 전략이 충분히 검증된 펀드를 골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적립식이 대부분인 어린이펀드 설정액은 매년 꾸준히 불어나고 있다. 2005년 말 1885억원에 그쳤던 것이 지난달 30일 기준 2조7977억원으로 증가했다. 목돈 마련과 어린이들의 경제교육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펀드는 일반 펀드에 비해 보수가 저렴하고 펀드 가입 때는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제공된다. 펀드에 가입한 어린이는 경제교실이나 해외 금융기관 및 대학을 견학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어린이 영어교실이나 진학 및 유학설명회에 참가하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또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쓴 운용보고서는 어린이 경제교육의 훌륭한 교재가 되기도 한다.

어린이펀드는 자녀 이름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증여세 공제혜택을 볼 수도 있다. 만 19세까지는 10년 단위로 1500만원씩, 20세 이후에는 3000만원까지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이 경우에 국세청에 증여세 신고를 해야 한다. 다만 증여가 목적이 아니라 자녀 학자금이나 생활비로 쓸 때는 굳이 증여 신고를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는 어린이펀드뿐 아니라 자녀 이름으로 가입한 모든 상품에 적용되는 것으로 어린이펀드에 세제지원과 같은 특별한 혜택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어린이펀드 활성화를 위한 소득공제 등의 특별한 세제혜택을 요구하고 있다. 2007년 어린이펀드에 세제 혜택을 주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적은 있지만 통과하지 못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어린이펀드에 대한 세제지원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전반적인 펀드 세제개편과 함께 논의될 문제"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