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증시의 흐름은 2001년 9·11 테러 직후와 유사해 급반등 이후 약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4일 "9·11 테러라는 대형 돌발악재 이후 글로벌 주요국은 금리 인하와 공격적 재정지출 처방을 내렸으며, 이에 따라 심리지표가 일시적으로 개선됐지만 재차 하락세로 반전한 바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로 타격을 입은 글로벌 경제와 증시도 최근 9·11 테러 직후와 대단히 유사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9·11 테러 직후 정책대응에 따라 미국 증시는 한 분기, 국내 증시는 두 분기에 걸쳐 주가가 상승한 뒤 약세로 반전했다며 현재 상황도 당시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증시는 정부의 올해 재정지출 증가분 가운데 약 73%가 1분기에 이미 집행돼 재정지출에 따른 추가 효과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내놨다.

코스피지수의 PER(주가수익비율)도 13.7배 수준으로 싸지 않은 수준인 데다가 올해 하반기 국내 기업의 실적 추정치도 경기 호황기였던 2007년을 능가하는 수준이어서 추가적인 기업이익 상향조정을 통해 밸류에이션 부담을 줄이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이에 따라 주식시장이 조정이 있더라도 '파괴적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은 작지만, 코스피지수의 절대 레벨이 4월 말 수준보다 크게 커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