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순유출로 돌아섰다.

직접투자는 배당이나 자본이득을 목적으로 하는 포트폴리오 투자와 달리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기업 지분을 10% 이상 인수하거나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다.

순유출은 외국 자본이 한국을 이탈한 것을 의미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외국인 직접투자 순투자액(유입액-유출액)은 -6천만 달러로 3분기 만에 순유출을 나타냈다.

분기별로는 작년 1분기 -6억7천만 달러, 2분기 -2억1천만 달러의 순유출을 보였으나 3분기와 4분기에는 각각 16억3천만 달러, 14억5천만 달러 순유입을 기록했다.

작년 하반기의 글로벌 금융위기로 투자 환경이 악화했지만, 물류와 금융.보험업 등을 중심으로 인수.합병(M&A), 자본확충 등이 이뤄진 데 따른 것이다.

올해 들어서는 자본 유입이 많지 않은 가운데 유출 요인이 늘면서 순유출로 돌아섰다.

단일 요인으로는 필립스가 LG디스플레이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2005년 이후 세계경기 호황과 풍부한 유동성 등을 바탕으로 전 세계 FDI가 빠르게 늘었지만 우리나라는 외자유치 경쟁력이 약하다보니 오히려 유입이 줄었다"며 "세계 경기침체로 FDI가 둔화하는 상황에서는 외자유치가 더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높은 부동산가격, 불안한 노사 관계, 과도한 규제, 외국자본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 외자 유치를 저해하는 요인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한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포트폴리오 투자는 1분기 15억7천만 달러 순유입을 나타냈다.

채권에서는 4억8천만 달러가 순유출됐으나 주식(지분증권)에서 20억5천만 달러 순유입을 보였다.

올해 들어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주식 순매수세를 보인데 따른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