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증시의 강세 소식에 상승 출발한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하락반전했다가 다시 반등해 장중 1360선을 넘었다. 하지만 주춤했던 기관의 매물이 재차 확대되면서 지수의 상승탄력도 줄었다. 27일 오전 10시54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1356.99로 전일대비 2.89포인트, 0.21% 상승에 그쳤다.

코스피의 일중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상승 속도도 둔화됐고, 수급 여건도 나빠졌다. 개인이 여전히 '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실탄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기관은 무려 16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의 추가 상승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가격부담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적시즌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어 상승을 이끌 요인이 부족하다는 의견과, 경제지표 호전이 주가를 계속 밀어올릴 것이란 의견이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장세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지만 유망업종이나 종목은 대체로 비슷하다. 아무리 좋아보여도 이미 많이 오른 종목보다 그 동안 덜 오른 종목이 좋다는 것.

김성노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코스피가 강한 저항선인 1400선을 돌파하려면 소외산업의 부상 여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5월 주식시장에서는 은행, 통신, 철강, 음식료, 유통 등 소외산업의 주가 흐름이 중요하다"며 "이들 업종의 주가는 대부분 코스피 1200선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은행은 미국 금융기관들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통신은 KT와 KTF의 합병 이슈가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음식료는 배당금 역외송금과 무역수지 흑자에 다른 원·달러 환율 하락 가능성이 호재가 될 것으로 봤고, 백화점 위주의 유통업종은 경기저점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LIG투자증권도 주식시장이 가격부담을 극복할만한 재료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증권사 변종만 연구원은 "주가가 경제지표 개선 움직임에 상승했지만 기대가 현실이 되는 조짐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주식시장의 상승은 이어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금융위기 이후 급격하게 악화됐던 경제지표가 일시적으로 좋아진 것에 불과할 수 있고, 더 이상 나빠지지 않는다고 해도 이 상태가 지속되는 장기 침체의 초기 국면일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변 연구원은 "경제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국제통화기금(IMF)는 최근 2009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5%에서 -1.3%로 낮췄다"며 "IMF의 전망치 조정은 경기침체가 길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근거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변 연구원은 그러나 "주식시장의 추세적 상승이 어려워도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있다"며 '덜 오른 종목'에 주목하라고 밝혔다.

증시의 랠리가 시작됐던 지난 3월2일 이후 주가 상승이 코스피에 미치지 못했던 업종으로 통신, 의약, 음식료, 보험을 꼽았다. 종목 중에서는 가격 매력과 이익 성장세를 모두 고려해 한진중공업, 성우하이텍, 한세실업, KT&G, LG데이콤, 글로비스, 메가스터디를 추천했다.

솔로몬투자증권도 "대형 정보기술(IT)주의 실적발표도 마무리돼 당분간 업종별로 순환매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지수에 비해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던 조선, 철강, 음식료, 통신 업종에 주목하라"고 권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