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에 힘입어 고속질주를 하던 중국 증시가 최근 사흘 연속 하락해 조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3일 오전 11시52분 현재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35.70포인트(1.45%) 하락한 2,425.65를 기록,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에 2.94% 떨어져 2주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상하이종합지수가 3일 연속 하락한 것은 올해 들어 지난달 11~13일 이후 두 번째다.

지난달 3일을 단기 저점으로해서 꾸준히 오른 상하이종합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제 여건이나 기업실적보다 주가의 반등세가 앞서 나가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중국의 향후 경기전망을 가늠하는 PMI(구매관리자지수)가 지난달 52.4를 기록해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경기확장을 의미하는 5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또 중국 중앙은행의 계속된 금리 인하에 따른 은행대출의 증가와 항공기 승객수의 증가, 벌크선 운임지수의 급반등, 고속도로 통행량 증가 등 경제회복을 알리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면서 그동안의 증시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이달들어 19일까지 중국 전력 생산량이 작년 동기보다 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1~2월 -5.5%, 3월 -0.7%의 개선 움직임에서 다시 악화됐다.

또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기업 26만개사의 순이익의 전년 동기 증감률이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19.39%와 4.89%, 지난달 -34.27%로 갈수록 떨어져 기업들의 실적 회복에 대한 전망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결국 중국 경제가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덕분에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고 있으나 산업경기가 가파른 회복국면으로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대우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비록 지난주 3월 거시지표들이 긍정적으로 나타나 중국 경제의 바닥 탈출 가능성을 보여줬으나 아직 본격적인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최근 주식시장의 상승속도가 실적이나 경제 여건에 비해 가팔랐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주가와 상관관계가 높은 협의통화(M1)의 증가율은 상승하고 있어 증시 유동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기업 실적 상향조정 비율(기업실적 상향조정건수에서 하향조정건수를 뺀 뒤 전체 기업수로 나눈 것)도 1월 -21.3%, 2월 -14.4%, 3월 -13.1%, 4월 -11.9%로 점차 개선되고 있어 추세적으로 하락세로 반전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화증권 조용찬 애널리스트는 "풍부한 시장 유동성과 경기 회복 기대로 5주 연속 상승 랠리를 이어갔던 중국 증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보이나 추가 상승의 여력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