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은 건설주 가운데서도 주택 비중이 낮고 해외수주가 많아 안정적인 이익을 내는 종목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에는 외국인들의 집중적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어 수급 상황도 좋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삼성물산의 영업이익은 3735억원으로 지난해 3641억원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도 작년보다 5%가량 늘어난 12조3455억원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적인 경기 불황에 건설사들이 직격탄을 맞는 분위기와는 딴판이다.

이 같은 긍정적인 실적 전망은 해외사업부문에서의 강점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한국전력과 함께 카자흐스탄 국영전력회사인 삼룩에너지로부터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및 운영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공사는 사업비가 총 25억달러에 달하며 삼성물산이 담당하는 시공비만 12억달러(한화 약 1조6000억원) 수준이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발전소는 추가 수주가 뒤따르는데 정식계약이 이뤄지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20억달러 규모의 추가 수주가 있을 것"이라며 "올해도 아부다비 수웨이핫과 카자흐스탄 발하쉬 등에서 3조원 규모의 발전수주가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이런 전망을 반영하듯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삼성물산 주식을 하루도 빼지 않고 순매수하며 주식 매집에 나섰다. 외국인 지분율도 17.2%로 최근 한 달새 2%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지난 14일부터 오는 21일까지 런던 파리 프랑크푸르트 암스테르담 등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열 예정이어서 외국인 매수세는 더 가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초 1조4000억원 규모의 아랍에미리트 주메이라 빌리지건설 공사수주가 취소된 것과 관련,허문옥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 공사로 예상됐던 5년간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의 1.4%에 불과하며 오히려 잔고물량을 질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선수금 지출이 없었고 일방적인 계약 취소인만큼 100억원가량으로 추정되는 시공비는 돌려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목표주가는 NH투자증권이 5만9000원이며,삼성증권은 5만2300원으로 모두 '매수'의견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