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정보기술(IT)주에서 촉발된 순환매가 은행 증권 건설 등 '신 트로이카'주를 거쳐 기계 조선 등 중국 관련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완성차와 부품주 등 자동차 관련주도 한국과 중국 정부의 지원책에 힘입어 매수세가 강하다.

증시 전문가들은 2분기 들어 중국 경기와 증시의 회복조짐이 뚜렷해 철강 화학 유통 등 중국 관련주들도 순환매 장세에 가세하며 지수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계업 지수는 3.84%,조선주와 자동차주 등으로 구성된 운수장비업 지수는 2.58% 상승해 코스피지수 상승률(0.17%)을 크게 앞질렀다.

기계 조선 자동차 등은 대표적인 중국 관련주들이다. 종목별로는 두산중공업이 4.24% 상승했고 삼성중공업(4.10%) 대우조선해양(4.26%) 현대차(2.16%) 기아차(4.75%) 등이 나란히 강세를 보였다. 현대모비스 한라공조 현대오토넷 성우하이텍 등 자동차 부품주들도 4~9%대 급등했다. 반면 최근 강세였던 은행주와 건설주는 이날 조정을 받으며 시장 주도권을 중국 수혜주에 넘겨줬다.

중국 관련주의 강세는 중국 경기와 주식시장이 2분기 들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밀접하다는 분석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2.84% 상승하며 지난해 8월20일(2523.28) 이후 약 8개월 만에 2500포인트를 돌파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최근 한 달 새 약 18% 반등하며 강세다.

중국의 실물경기도 대규모 부양책이 효과를 보이면서 빠르게 호전 중이다. 중국의 3월 제조업구매지수(PMI)는 52.4로 6개월 만에 50을 넘었다. 일반기계 및 전기기계 신규 주문지수도 60을 상회하며 상승세다. 이에 따라 오는 16일 발표되는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시장 예상치인 6%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성장률이 전년 대비 6%를 웃돌 경우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유동성 공급 효과가 확산되면서 중국 경제의 조기 회복이 기대된다"며 "이는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경기 회복으로 국내에 상장된 중국기업들 주가까지 덩달아 초강세다. 새내기주인 중국식품포장은 이날도 상한가로 마쳐 상장 이후 12거래일 중 하루만 빼고 매일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연합과기와 화풍집단도 최근 이틀 연속 상한가에 올랐다.

특히 자동차주는 한국 정부가 노후차량을 신차로 바꿀 경우 세제혜택을 주기로 한 데다 중국 정부도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지원하는 '자동차 하향'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겹호재를 맞고 있다. 중국의 3월 중 · 소형차 판매량은 2년 만에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대신증권은 현대차의 경우 중국 내 판매차량 중 보조금 대상에 해당하는 배기량 1600㏄ 미만의 비중이 50%를 넘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에 공장이 있는 한라공조 성우하이텍 평화정공 등도 유망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와 증시가 호조를 보일 경우 향후 중국 수혜주는 철강 화학 유통 등 다른 업종으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진단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