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새내기주들이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상장 당시부터 공모가격을 낮게 책정했기 때문에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각에선 테마주 형성에 따른 급등으로 상승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상한가 행진 지칠줄 모른다

지난달 27일 상장한 중국식품포장은 13일 14.81% 급등한 1만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공모가 대비 약 610%가 급등한 가격이다. 이 회사는 중국 화북성 인근의 화북가미인철제관유한공사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지주회사다.

디지털앰프업체인 네오피델리티도 지난달 31일 상장된 이후 10거래일째 상한가를 기록중이다. 네오피델리티의 주가상승률은 이날까지 696%로 집계됐다.

이달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의료기기업체인 뷰웍스와 바이오업체 코오롱생명과학도 상장 이후 각각 2거래일과 5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증시전문가들은 이 같은 새내기주들의 상한가 행진에 대해 "최근 신규상장된 기업들이 기초체력(펀더멘탈)이 건실한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공모가가 낮게 산정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 증권사 기업공개(IPO)담당자는 "공모주의 수요 예측은 기관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기관의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공모가를 낮춰야 한다"면서 "지난해 IPO 심사를 통과한 기업들 역시 공모가가 낮았기 때문에 올들어 투자주체들에게 인기가 좋은 것 같다"고 판단했다.

테마주 형성에 따른 일시적 급등?

새내기주들의 잇단 상한가 행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개별종목이 가진 투자가치가 풍부해서가 아니라 단순한 테마주 형성에 따른 급등세일 수도 있다는 게 주가급등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안병국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부 성장성 있는 종목들이 선별적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업종을 가리지 않고 전체적으로 급등하고 있다"면서 "코스닥 시장 분위기가 좋다보니까 과도하게 반영되는 점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신규 상장된 종목들의 경우 현재 주가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과거 실적이나 주가 기록이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영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도 "신규 상장주들이 단기적으로 급등한 만큼 올해 추정실적 대비 주가가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는 점검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는 종목이나 동일 업종 종목들의 주가수익비율(PER)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 전체 PER은 13.57배(4월 10일 기준) 수준. 업종별로 편차가 크기는 하지만 9~26배 정도에 형성돼 있다.

3월 이후 신규상장된 종목들의 공모가는 PER 6~10배 내외로 산정돼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지만 최근 급등으로 부담되는 수준에 이른 종목들도 있다.

안병국 애널리스트는 "1분기 실적 발표가 중요하다"면서 "코스닥 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 신규상장 종목들도 개별종목별로 차별화될 텐데 관건은 실적"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준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신규상장된 종목별로 보호예수된 물량이 있을 텐데 전환사채(CB) 등 잠재적인 물량 부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