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기운에 증시가 상승랠리를 펼치면서 코스피지수 1,300선을 탈환하자 투자자금 유입과 지수의 선순환국면이 전개되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31일 5차례 시도 끝에 1,200선을 회복한 데 이어 4월에는 단 한번의 조정만 받을 정도로 강한 랠리를 펼치면서 1,300선을 가뿐히 넘었다.

코스피지수가 작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차례에 걸쳐 1,200선 안착을 시도했다가 번번이 실패했던 때와 대조적이다.

이는 실질금리 하락이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을 유인한데다 유동성이 하위등급 회사채에까지 퍼지고 있고, 외국인의 매수강도가 강화돼 증시에서 시중 유동자금 유입→개별 종목 급등→시중 유동자금 재유입이라는 선순환국면을 나타낸 결과로 분석된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9일 금리를 2.00%로 동결한 것은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급격한 경기하강 위험을 상당 부분 제어했음을 확인했다는 의미로 해석돼 증시에 긍정적이다.

국고채 3년물과 비우량 BBB-등급 회사채 스프레드가 빠르게 축소되면서 하위등급 회사채에까지 유동성 효과가 퍼져 기업이 자금조달에 다소 여유를 갖게 된 점도 시장에 호재다.

지난 3월 10일 이후 추세적인 순매수를 유지하면서 3조5천71억원 어치를 사들인 외국인의 매수세 강화도 증시의 추가상승 가능성에 배팅할만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풍부한 시중유동성과 외국인의 매수를 기대해 본다면 `상승'을 기본방향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1분기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IT와 미국 자동차업계 구조조정에 따른 상대적 수혜가 부각되는 자동차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원상필 애널리스트는 "한파가 몰아쳤던 겨울이 지나간 여의도의 봄은 길고 따뜻할 수 있다"며 "최근 시장은 유동성에 기반을 두고 있어 언제든 되돌림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 상승이 주택가격 회복과 기업실적개선 그리고 잉여유동성 증가에 따른 자산가격 상승압력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등세는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