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통합(SI) 업체인 유진데이타 경영권 빼앗기에 나섰던 '슈퍼개미' 정성일 예성형그룹 원장이 현 경영진들과 손을 잡았다. 바이오 등 새로운 사업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된 셈이다.

정 원장은 3일 "지난달 30일 열린 유진데이타의 정기주주총회에서 김중찬 대표이사를 비롯해 기존 이사들을 재선임하는데 반대하지 않았다"며 "이는 경영진들과 서로 윈윈하는 길을 모색하기 위해 합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이어 "유진데이타 경영진 측에 메디컬 바이오사업 등 새로운 사업을 제안해 놓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유진데이타 경영진들도 정 원장의 제안에 따라 사업 등에 필요한 투자자금을 보다 원활하게 모으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앞으로 발행될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의무보호예수기간을 기존 2년에서 1개월로 대폭 줄여 투자를 활성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유진데이타는 지난달 30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 김중찬 대표와 기존 이사진들을 재선임하는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정 원장은 지난해 3월 유진데이타의 지분 5% 이상을 확보하며 경영참여를 선언했었다. 이후 약 8개월간 지분을 20%까지 늘리면서 경영진을 압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작년말 임시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인 김 대표(21.97%)의 지분을 제압하지 못해 정관변경 및 이사선임 안건을 놓고 펼쳐진 '표대결'에서 패배했다.

정 원장은 현재 유진데이타의 지분 14.75%를 갖고 있다. 당초 정 원장은 유진테이타를 인수해 병원 네트워크를 통합관리하며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계획이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