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가 동반 급등하며 2일 증시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서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등 금융시장이 점차 안정되고 있어 투자심리가 호전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자산건전성 악화 등 은행에 산적해 있는 문제들이 풀리지 않는 한 상승세를 유지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22분 현재 신한지주가 전날보다 1100원(4.27%) 오른 2만2850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을 비롯 KB금융(3.92%) 우리금융(3.66%) 외환은행(3.18%) 하나금융지주(3.00%) 기업은행(2.94%)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은행주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은행 업종 지수는 사흘째 강세를 이어가며 전날보다 4.43포인트(2.69%) 오른 169.11을 기록중이다.

이날 은행주의 상승은 '3월 위기설'을 뒤로하고 금융시스템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시중 은행들은 잇달아 외채발행에 성공했다. 금융감독 당국도 자본확충펀드를 통해 은행의 기초체력을 적극적으로 제고하고 있다.

여기에 △원ㆍ달러 환율 하향 안정세 △뉴욕증시의 강세 기조 등도 은행주의 투자심리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은 은행주가 계속 오르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 악화에 따른 기업대출 연체율 상승,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순이자마진(NIM) 감소 등 풀지 못 한 '숙제'가 여전히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황헌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요인이 국내 은행의 직접적인 장부가치 훼손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나, 업황 전망에 긍정론을 제시하기 힘든 이유로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특히 자산 부실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산업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는 점은 우려된다고 했다.

황 연구원은 "실물경기 침체가 기업의 채상성 악화로 이어지고, 자발적 형태의 구조조정이 올 상반기 이후 다시 한번 문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시장금리 급락과 차주의 이자부담능력 악화로 인해 은행이 금리를 올릴수 있는 여력은 크지 않아 순이자마진 하락도 지속되고 있다"며 "당분간 국내 은행들의 핵심 영업이익은 지속적인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