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사상 최대 퇴출 대란이 현실화되면서 인터넷 증권사이트 등에 모인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손실에 망연자실 한 채 눈물을 쏟고 있다.

1일 주식시장은 상승곡선을 그리며 호조세를 보였지만 상장폐지된 종목을 들고 있는 주주들 가슴은 남의 얘기나 다름없이 냉기만 감돌고 있다.

상장폐지가 최종 확정된 13개사 투자자들은 "설마설마 했는데 정말로 상장폐지가 될 줄은 몰랐다"며 가슴을 치고 있다.

한 개인 투자자는 "지금도 손실이 90%가 넘는데 정리매매하면 통장잔고가 얼마가 될지 모르겠다"며 "주식투자하면서 가장 혹독한 수업료를 지불했다"고 넋두리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줄을 잇고 있다.

대학교 등록금과 생활비를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종목에 모두 털어넣었다는 투자자는 "밤마다 잠이 오지 않는다"며 "최선을 다해 상장폐지만은 막아달라"고 회사측에 호소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밤새 일하고 공부하며 번 돈으로 집안을 일으켜보겠다고 주식에 투자한 것인데 상장폐지되면 이제 미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빈털털이가 돼도 몸만 건강하면 언젠간 재기할 수 있다'거나 '이번 일을 기회삼아 꼭 성공하자'는 위로와 희망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회사 경영진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는 목소리도 높았다.

케이디세코를 보유한 한 투자자는 "무슨 회사가 이런 식으로 1년 장사를 한 건지 알 수 없다"며 "자구노력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고 알아보려 해도 연락할 곳이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 "경영진이 상장폐지를 막을 의지가 있었다면 상장폐지가처분신청 같은 조치를 취했어야 하지 않냐"며 "고의성이 엿보인다"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소액주주 모임을 만들어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IC코퍼레이션의 한 투자자는 "상장폐지되면 우리 주식이 휴지처럼 정리매매를 거쳐 공중으로 사라져버리는 게 아니냐"면서 "탄원서든 진정서든 주주들의 뜻을 모아 상장폐지만은 막아보자"고 주장했다.

'단합을 통해 5% 이상 지분을 확보해서 권리를 행사하자'하거나 '재무상황을 이렇게 만든 대주주를 상대로 법적대응을 해야 한다'는 등의 격한 반응도 쏟아지고 있다.

상장폐지가 최종 확정된 13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총 604억원. 한국거래소가 밝힌 코스닥 기업들의 소액주주 지분율이 평균 43% 라는 것을 감안할 때 250억원 정도의 개인투자자 자금이 묶여 있는 셈이다.

이마저도 매매거래가 정지되기 직전 종가 기준이어서 개인투자들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