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급락과 원·달러 환율 급등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반등했다. 코스피 지수는 1220선 안착에 안간힘을 쏟고 있고, 코스닥 지수도 420선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전일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미국 증시의 하락을 미리 반영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관이 분기말 윈도 드레싱(펀드 수익률 종가 관리)에 나섰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증시가 전일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보였을 뿐,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경계감도 남아있다.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싶지만 시장의 방향을 도저히 가늠하기 어렵다면 기업실적에 눈을 돌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1분기 실적 추정치가 점점 구체화되면서 증시가 서서히 실적 영향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31이 "미국 자동차 업체의 지원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증시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저가매수와 고가 매도를 유지해 단기 매매 관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심업종으로 비교적 실적선방을 보일 IT업종을 저가매수하라고 권했다.

NH투자증권은 4월 전망에서 "아직 기업이익에 대해 큰 기대를 갖기는 이른 상황이지만 하향조정의 강도는 약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 임정석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기업이익 추정치는 작년 10월부터 급격하게 하향조정됐지만, 2월 이후로 볼 때 그 강도가 상당히 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섹터별로는 역시 IT주에 대한 실적 추정치가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 팀장은 "경기와 기업이익의 반전이 현실화된다면 시장이 예상보다 높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동부증권은 지수가 "박스권을 벗어난 상황에서는 이익성장성이 뛰어난 성장주에 투자해야 한다"며 미국 성장주 투자가 윌리엄 J. 오닐의 투자전략을 적용해 태광, 다우기술, 에스디, 파트론, 하이록코리아를 유망주로 꼽았다.

동부증권은 △ 최근 분기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최근 3년간 매출 및 EPS 성장률이 10% 이상 △ 최근 3년간 평균 ROE가 15% 이상이면서 최근 연도 ROE가 15% 이상 △ 부채비율 100% 이하 △ 120일 평균 거래대금 2억원 이상 등의 기준으로 종목을 선정했다.

코스닥 실적 유망주를 주목하라는 증권사도 있다.

대신증권은 "실적 시즌을 앞두고 코스닥과 코스피의 실적하향이 이뤄지고 있지만 실적추정치(에프앤가이드 기준)가 있는 종목군을 대상으로 살펴볼때 코스닥의 실적 하향조정이 코스피 종목보다 크지 않다"며 "증시 불확실성이 부각되는 국면에서는 코스닥 종목 중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종목에 관심을 두라"고 밝혔다.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종목으로 포스렉, 코텍, 대진디엠피, 네오위즈게임즈, 에이스디지텍, 성우전자, 피앤텔, 가온미디어를 제시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