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적으로 볼 때 주가는 반등을 시작하는 국면에서 향후 상승할 수 있는 여력의 절반 이상을 미리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이 그런 분위기다.

우선 시중에 유동성이 늘고 있다. 그동안 각국 정부가 기준금리를 내리며 은행들에 자금을 시중에 뿌리라고 했지만 불안감 때문에 돈이 돌지 않았다. 지금은 미국 정부부터 자금을 직접 시중에 살포하고 있다.

기업 실적도 예상보다 좋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금융이 회복되면서 그동안 비정상적으로 하향 이탈했던 내구재 수요가 다소 회복된 데다 지난 4분기 지나친 재고 축소에 이은 1분기 재고 형성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수출기업들은 1분기에 비정상적인 환율 상승 혜택을 입었다. 또 많은 한국사람들이 1998년 이후 빠른 자산가치 상승을 기억하고 있다. 그 결과 주가는 '오버슈팅'(과열)을 시작했다.

지금은 1998년과 분명히 다른 부분이 있다. 당시는 설비가 조금 일찍 세워졌을 뿐 공급 과잉은 아니었다. 지금은 과소비로 인해 생겼던 불필요한 과잉 설비가 정리돼야 한다. 이는 실업률 상승을 동반할 것이며,이로 인해 가계 및 은행들이 다시 충격에 빠질 수 있다. 이러한 두려움이 남아 있다면 주가의 오버슈팅도 생각보다 제한받을 것이다.

코스피지수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인 청산가치(1240) 위를 상회하는 것은 뭔가 어색하다. 우리 기업들 중에도 부실이 많아 기존 청산가치가 일정부분 훼손될 것이고,당분간 주가에 프리미엄이 생길 만큼 기업 실적이 좋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시장참여자들이 모든 것이 정상화된다고 기대한다면 PBR 1.1배(지수 1320) 이상으로 오를 텐데 정상화까지 많은 문제와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 구간에서는 차익실현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투자자라면 원자재 관련주,원화절상 수혜주,환경 관련주와 함께 경쟁력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부품주 등 장기 성장 모멘텀이 있는 종목을 저점 매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경닷컴(www.hankyung.com) 증권리더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