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형펀드가 글로벌 증시의 반등 덕분에 힘을 내고 있다.

특히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많이 몰리며 전체 해외 주식형펀드의 68%를 차지하는 중국 · 러시아 · 브라질 펀드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이에 따라 해외펀드로 자금도 다시 들어오고 있다.

글로벌 증시에서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경우 해외펀드 수익률도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진단이다. 펀드 전문가들은 다만 단기 급등을 이용해 러시아 등 위험 요인이 높은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는 일부 환매하는 등 비중을 축소하는 방안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26일 금융정보제공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해외 주식형펀드의 최근 한 달간 평균 수익률은 8.70%를 기록했다. 3개월 수익률도 5.49%로 플러스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작년 11월부터 계속 줄어들던 해외 주식형펀드의 순자산도 29조7929억원으로 6개월 만에 30조원대 회복을 눈앞에 뒀다.

특히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에 시달리던 러시아와 동유럽 펀드의 회복세가 두드러진다. 러시아펀드가 한 달간 29.0%의 수익을 낸 것을 비롯해 동유럽 펀드도 23.9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한BNPP더드림러시아주식1'이 39.93%로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해외 주식형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을 냈고,'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주식형자1'이 37.95%의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러시아펀드 외에도 중남미(13.53%) 브릭스(10.49%) 중국(10.10%) 펀드 등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가입한 펀드들이 두 자릿수 수익을 올렸다. 브라질펀드도 9.68% 수익을 냈다. 3조원 이상의 국내 자금을 끌어들여 대표적인 중국펀드로 꼽히는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1'은 최근 1개월간 14.52%의 수익을 거뒀고,브라질 증시에 투자하는 '신한BNPP더드림브라질주식자1'도 17.09%의 수익률로 상위권에 올랐다.

해외펀드가 이처럼 강세를 보이자 자금도 속속 들어오고 있다. 작년 7월 60조원을 넘었던 해외 주식형펀드의 설정액은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지난달 말엔 54조2769억원까지 떨어졌지만,이달 들어선 2000억원 가까운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달러를 풀어 부실자산을 매입키로 함에 따라 글로벌 증시의 유동성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해외 펀드 강세현상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내 중국펀드들이 주로 투자하고 있는 홍콩 H증시는 올 들어 강세를 보인 중국 상하이증시와의 상승폭 격차를 좁힐 수 있어 섣불리 환매하지 말라는 조언이다. 이달 들어 홍콩 H증시는 22% 이상 올라 중국 상하이A증시의 상승률(12%)을 압도했다.

다만 단기 급등한 러시아 및 동유럽 펀드들은 이 기회를 이용해 일부 환매하면서 비중을 낮추라는 조언이 많다.

조완제 삼성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올초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로 급락했던 러시아나 동유럽 증시는 국제유가 상승세에 힘입어 1월 말 저점 대비 45%가량 반등했지만 금융 불안이 재발하면 언제든지 낙폭이 커질 수 있다"며 "이들 지역 펀드는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반등장을 이용해 투자비중을 조절하거나 환매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