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권과 연기금이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주 코스피지수는 다시 1200선 탈환에 나설 전망이다.

자동차 정보기술(IT) 금융주에 이어 조선 철강 화학 등 중국 관련주로 순환매가 확산되는 등 추가 반등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크지만 기관 매수 부재로 뒷심이 달려 도전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투신권은 지난주 1724억원을 순매수했지만 프로그램 매수 규모가 1조3000억원을 넘어 실제론 1조원 가까이 주식을 판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들어오는 속도가 크게 줄어든 데다 3월 말 결산을 앞두고 있어 적극적으로 주식 매수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올해 초 대규모 매수로 주가를 방어해 온 연기금이 최근 순매도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연기금은 지난 주말까지 6일 연속 주식을 팔았다. 국민연금이 지분율 5% 이상 종목을 매달 공개하도록 한 조항 때문에 올해 주식 비중을 축소키로 한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가 예상보다 지지부진한 이유는 한마디로 증시에 돈이 없기 때문"이라며 "외국인과 개인들이 시황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투신과 연기금이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수하기 어려워 주가가 다시 박스권에 갇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 팀장은 만약 주가가 단기적으로 1200선을 넘어서더라도 시중에 풀려 있는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지 않을 경우 4월에는 되레 조정을 받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와 함께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하락한 것도 1200선 돌파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주말 다우존스지수는 금융주가 급락함에 따라 1.65% 하락한 7278.38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이 같은 수급 우려에도 지수가 1200선 탈환에 다시 나설 것이란 전망은 여전하다. 서정광 LIG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환율효과 등으로 IT를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전망치가 바닥을 벗어나고 있는 것이 증시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에서 이미 나올 만한 악재는 다 나왔다"며 "미국 신규 주택 매매 등 부동산 관련 지표들이 잘 나올 경우 주가는 다시 한번 1200선 돌파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