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장은 금융주의 움직임에 따라 희비가 결정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르면 23일 발표되는 재무부의 은행 부실자산 처리계획에 투자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관심사다.

월가에서 은행 부실 자산을 정리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이라는 평가가 나오면 금융주 주도로 랠리가 재현될 수 있다.

반대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 은행 구조조정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은행주에 대한 실망매물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모건 키건의 자산 전략가인 마이클 깁스 이사는 "최근 거래량 증가를 바닥 탈출 신호로 볼 수 있다"며 다소 낙관적으로 시장을 전망했다. 지난 10일 씨티그룹이 올 들어 두 달 동안 이익을 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뉴욕 증시의 거래량은 평소 때보다 43% 급증했다.

또 지난 18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000억달러어치의 장기 국채를 매입하기로 했을 때도 거래량은 평소보다 30% 이상 늘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거래량 증가는 자신감을 회복한 기관투자가들이 주식 매입을 확대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장기 투자보다는 단타 세력들의 단기 차익을 노린 거래인 만큼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공매도를 통해 주식을 팔아놓은 헤지펀드 등 투기적 세력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은행주를 매입하면서 일시적으로 빚어진 '베어마켓 랠리'라는 것이다.

로버트 파블릭 바냔파트너스 수석 시장 전략가는 "주식시장이 장기적인 경제상황에 대한 불확실성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라며 "불확실성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당분간 횡보 장세가 연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 하반기나 2010년 초반에는 주식시장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FRB의 국채 매입 계획 발표 이후 채권시장의 움직임도 장세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FRB가 국채와 모기지 관련 증권 매입을 확대하면 관련 금리가 떨어져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 유동성 증가가 달러 가치에 미칠 영향도 한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 금값과 국제 유가는 상승세를 탈 수 있다.

부동산시장 움직임은 23일 발표될 2월 기존 주택 판매실적과 25일 신규주택 판매실적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마켓워치의 집계에 따르면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의 440만채에서 445만채로,신규주택 판매는 30만9000채에서 32만채로 각각 늘었을 것으로 예측됐다. 주택 착공 증가로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침체됐던 주택 거래가 회복 기미를 보일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압류 주택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주택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기 위해선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관련 지표로는 26일 발표되는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25일 나오는 내구재 주문 현황을 챙겨봐야 한다. 27일엔 2월 개인 소득 및 소비지출과 미시간대 소비자 신뢰지수 등 소비 지표가 발표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