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의견 일변도였던 증권사들의 종목 관련 분석보고서들이 매서워지고 있다.

기존 투자자나 펀드매니저들의 눈치를 보지않고 '매도' 또는 '목표주가 하향' 등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이날 태양광사업으로 주가를 한껏 올렸던 주성엔지니어링에 대해 관련 사업 성장성이 예상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이 증권사 김현중 애널리스트는 "태양광 장비사업이 수주를 하더라도 공급시점까지는 6개월 이상 걸리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면서 "따라서 올 하반기에도 주성엔지니어링의 매출 증가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영증권은 지난 12일 중소형 LED(발광다이오드)관련주의 보석이라는 찬사를 받아온 우리이티아이에 대해 LED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윤혁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우리이티아이의 LED 패키징은 초기 파이럿 라인 수준"이라며 "현재 LED 매출은 전부 모듈 조립으로 여타 LED패키지 업체와 동일한 기업가치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우리이티아이가 현재 애플 노트북에 들어가는 LED 모듈을 생산하고 있지만 이는 패키징까지 완료된 LED를 구입해 단순 조립만하는 수준이어서 서울반도체 등과 같은 LED 패키징과는 구별해서 봐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 보고서가 나오자 기존 투자자들의 반발이 이어졌고 일방적인 긍정 의견을 내놓았던 증권사들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KB투자증권은 지난달 26일 한화석유화학에 대해 목표주가를 7150원으로 당시 주가보다 낮게 제시함으로써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내놓았다.

중동 및 중국의 신·증설 물량이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해 석유화학경기의 본격적인 하락국면이 예상되는 데다 지난해 고점을 찍은 영업이익이 2011년까지 점차 감소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 증권사는 이후 낙폭과대에 따른 투자매력 부각을 이유로 단기매수 의견을 내놓았지만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은 그대로 유지했다. 현재도 이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한화석화 주가보다 낮은 수준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경우 영업에도 협조를 해야 하는 구조여서 애널리스트들이 제목소리를 내기 힘든 게 사실"이라며 "따라서 정확한 분석보고서가 생산될 수 있는 여건 조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