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단기 하락 촉발" vs "선물 순매수 지속땐 청신호"

사상 최대 규모의 선물 누적 순매도 물량을 쌓아왔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물ㆍ옵션의 동시 만기일인 `네마녀의 날'에 롤오버를 선택함으로써 후폭풍이 우려된다.

외국인들이 선물 순매도 물량의 청산 시점을 만기 이후로 연기한 것은 지수의 단기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둔 판단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주가지수 선물.옵션과 개별주식 선물.옵션 등 4가지 파생상품의 동시만기일 다음날인 13일 코스피200지수 선물을 5천988계약 사들였다.

현물시장에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40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67억원 어치를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외국인의 선물시장 순매수는 이로써 10거래일째 이어졌다.

외국인은 `네 마녀의 날'이었던 12일에는 2만5천364계약 매도 포지션을 유지한 채 6월물로 롤오버했다.

선물 매도 물량의 청산을 뒤로 미룬 것이다.

작년 12월 12일 선물ㆍ옵션 동시만기일 이후 외국인의 누적 선물매도량은 지난달 27일 4만3천986계약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후 외국인은 동시만기일이 다가오자 9거래일간 1만9천533계약을 순매수하면서 누적 선물매도 물량을 다소 줄였지만, 여전히 2만5천계약이 넘는 매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증시에 언제든지 후폭풍으로 작용할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대우증권 심상범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남은 선물 순매도 누적 물량을 전량 롤오버하면서 선물 매도 기조를 고집했는데 만일 단순히 투기적인 목적이라면 만기 이후 지수 반락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암시하는 것이다.

비록 만기가 지났지만 프로그램 순매도 여력이 1조5천억원 가량 돼 후폭풍으로 지수의 단기하락을 불러올 수 있어 계속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외국인이 선물에서 순매수를 계속하면서 환매를 이어간다면 우리나라에 하락배팅하는 기존 매도포지션을 포기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환매는 신규매수로 연결될 수 있고, 결국 프로그램 순매수를 불러와 지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재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