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선진국과 신흥국가 증시 간에 주가 차별화가 뚜렷하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 증시는 작년 말에 비해 20% 가까이 급락한 데 반해 한국 중국 대만 브라질 등 이머징 증시는 강세를 보여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특히 코스닥지수는 녹색성장 수혜주를 중심으로 올 들어 주요 국가 증시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주가 부진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개별 재료를 가진 코스닥시장의 중소형주들이 강세를 보이는 종목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스피지수도 선방


13일 코스닥지수는 2.68포인트 오른 389.27로 마감,3일 연속 상승하며 4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코스닥지수는 17.2% 급등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2포인트 하락했지만 올 들어 0.1% 상승하며 선전 중이다.

다른 이머징시장도 올 들어 강세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까지 16.9% 상승했고 대만도 6.66% 올랐다. 브라질(4.3%)도 작년 말보다 뛰었다. 러시아 증시는 -1.3%로 다소 부진하다.

반면 선진국 증시는 곤욕을 치르고 있다. 미국 다우지수가 전날까지 18.3% 하락한 것을 비롯 일본(-14.56%) 영국(-16.2%) 프랑스(-16.2%) 독일(-17.7%) 등 주요 국가의 지수가 모두 급락세다.

선진시장의 부진은 비중이 큰 금융주의 몰락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선진 증시는 금융업종 비중이 20% 가까이 되기 때문에 금융위기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코스닥시장은 정보기술 등 제조업 위주여서 올 들어 선진시장과는 달리 선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이머징 증시가 미리 조정을 받은 반면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증시는 뒤늦게 하락해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시장 강세 원인은 녹색성장주

올해 코스닥시장의 상승세는 녹색성장 테마주의 강세에 따른 것이란 진단이다. 정부의 '녹색 뉴딜' 정책을 등에 업고 풍력을 비롯 발광다이오드(LED) 태양광 2차전지 등 녹색성장주들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코스닥시장은 시가총액 상위 30종목 가운데 절반가량이 녹색성장주로 재편됐다.

인종익 유리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IT(정보기술) 버블 이후 코스닥시장이 지나치게 소외돼 있다가 올해 녹색성장 바람을 타고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전통산업만으로 성장 동력을 얻기 어려운 가운데 코스닥시장의 녹색성장 신기술을 가진 중소형주들이 속속 떠오르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개인뿐만 아니라 투신권까지 녹색성장 테마주를 공격적으로 매수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올해 투신권의 코스닥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서울반도체(661억원) 태웅(580억원) 현진소재(400억원) 소디프신소재(188억원) 엘앤에프(185억원) 등 녹색성장주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서울반도체(보유 지분 14.79%)와 현진소재(8.97%) 엘앤에프(8.60%) 등을 앞장서서 집중 매수하고 있다.

허필석 마이다스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투신들이 단순한 기대감이 아니라 실적이 뒷받침되는 녹색성장 테마주를 사고 있어 과거 IT 버블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 정부뿐 아니라 세계 각국 정부들의 지원 수혜까지 기대되고 있어 녹색성장주를 앞세운 코스닥시장의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코스닥시장이 단순하게 지난해 낙폭 과대에 따른 반등 차원이 아니라 이유 있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코스닥시장의 강세가 유가증권시장이 박스권에 갇혀 있는 데 따른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주가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로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경우 코스닥 강세 현상은 더 지속될 것"이라며 "일부 종목은 최근 수개월간 급등으로 부담스러운 주가 수준에 도달한 만큼 테마별로 순환매가 빠르게 일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해영/조진형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