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많아 코스피 최고 1,200 상승 전망

"기술적 반등 불과" 신중론도

국내외 호재가 겹치면서 코스피지수가 연일 상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 안정과 외국인 순매수 등 호재가 잇따르고 있어 국내 증시의 `봄바람'을 기대할 만하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1일 코스피지수는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 1,100선을 훌쩍 뛰어넘어 장중 최고 1,127선까지 올라섰다.

이달 3일 장중 1,000선이 무너지던 때와는 확 달라진 모습이다.

투자심리의 호전을 이끌어 낸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원.달러 환율의 급락이었다.

은행권의 외채 만기가 3월에 집중돼 있어 지난해 10월과 같은 달러 유동성 부족사태가 올지 모른다는 우려에 원.달러 환율은 6일 달러당 1,600원 가까운 수준까지 치솟으며 시장의 공포를 극대화시켰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개입과 외국인의 주식 매수 등에 힘입어 환율이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이날 1,500원 밑으로 내려오자 증시 투자심리도 급속도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전날 미국 증시에서 씨티그룹이 1분기 실적 호전 가능성을 내비치자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난해 10월처럼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커지면서 국내외 증시에 큰 호재로 작용했다.

증시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8거래일 연속 선물시장에서 순매수하며 프로그램 매수를 이끌어낸 것에 더해 현물시장에서도 이틀째 `사자'에 나선 것이 수급 개선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KB투자증권의 곽병열 선임연구원은 "달러 유동성의 개선과 미국 금융위기의 완화 등 국내외 증시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어 코스피지수가 1,200대까지 반등하는 것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도 1,200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동양종금증권은 1,170, 우리투자증권과 대신증권, 삼성증권은 1,150선을 상승 가능선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최근의 반등은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며 조만간 하락 추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증시의 강한 상승을 이끌기에는 소비 급감과 기업 부도율 상승, 실업자 급증 등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너무 부실하고 국내 기업의 이익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이 신중론의 근거다.

HMC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1,100 수준에서 국내 기업의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이 12.5배에 달하는데 이를 과연 싸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밸류에이션과 경제 펀더멘털을 감안한다면 코스피 1,000선이 깨질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