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 지수가 미국 증시에 비해 강세를 보이거나, 조정을 받아도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직 3월 초순이기 때문에 평가를 내리기 이른 감이 있지만, '3월 위기설'을 주장한 사람들이 무안할 정도로 잘 버티고 있다.

10일 코스피 지수는 보합권에서 오르락 내리락하다 상승폭을 늘려 장중 1080선을 회복했다. 개인이 순매도에 나섰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 순매수하고 있고, 프로그램 매수세도 1000억원 가까이 들어오며 지수를 위로 떠밀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워런 버핏의 암울한 경제전망에 영향을 받아 6500선까지 하락했지만, 코스피 지수는 반등을 계속 시도하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코스피는 미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상대적인 강세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굿모닝신한증권은 증시가 방향성을 완전히 정하는 것은 아니어도, 반등 기대감을 높일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이 증권사 한범호 연구원은 "외환시장에서 원 달러 환율의 급등세가 진정되고 있는데다 2월부터 지수상승에 부담이 됐던 프로그램 매물도 지난 주부터 줄어들고 있다"며 "만기까지 외국인이 선물 매도 포지션을 정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증시 수급 상황 개선은 좀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영증권도 한국 증시가 한 고비를 넘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증권사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성장 기대감과 외국인 자금회수 완화, 한국 증시에 대한 저평가 인식 등으로 1000선 붕괴 위협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양종금증권은 △ 미국 시중은행의 레버리지 비율(총자산/자기자본)이 과거에 비해 낮고 △ 미국 통화승수가 상승 반전했으며 △ 국내 채권시장에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미뤄 국내 증시의 추가적인 반등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미국 시중은행의 레버리지 비율이 낮아지면서 급격한 위험자산 축소, 즉 신흥국 증시 이탈이 일어날 가능성이 줄었고, 미국 통화승수 상승으로 자금경색이라는 극단적인 위험 상황에서는 탈피했다는 해석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국내 채권 매수는 국내 금융시장 리스크가 줄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 중 하나"라며 "지수의 추가 반등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