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비중 확대, 중립, 축소 의견 다양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는 한국 증시에 지금 진입해야 할지를 놓고 외국계 증권사들의 의견이 분분해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노무라증권은 한국 증시에 대해 `비중 축소' 의견을, 모건스탠리는 `중립' 의견을, JP모건과 크레디트 스위스(CS)는 `비중확대' 의견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비중축소(Underweight) 의견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기관투자자 상대 투자전략보고서에서 "일본을 제외한 한국, 호주, 인도, 중국, 대만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은 작년 4분기 저점 부근의 지지력을 다시 테스트할 것이다.

특히 한국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아시아태평양 중 한국은 거시경제적 지표가 약한데다 실적전망 컨센서스가 비현실적으로 높고, 펀더멘털의 가치하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주가변동성이 가장 높다"며 "지수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노무라 증권도 세계경제 침체를 감안해 한국증시에 대해 비중축소를 권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비관 강도는 상대적으로 약했다.

최근 기관투자자 대상의 투자전략보고서에서 한국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Equal Weight)'으로 유지하면서 "연초 선방한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경쟁국보다 덜 매력적이 됐다"고 논평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증시에 있어 또 다른 리스크는 시장의 변동성 증가다.

조만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JP모건은 한국 증시 전망을 비교적 밝게 평가했다.

경제의 높은 대외의존도와 국내총생산(GDP) 대비 과도한 가계대출비중을 근거로 2006년 8월 이후 비중축소 의견을 유지해오다 최근 원화 강세 전환을 전망하면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변경한 것.
CS도 한국 주식이 많이 싸졌고, 하반기에 원·달러 환율이 안정될 것이라며 비중확대를 추천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국내 증시 전망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은 이들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약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증권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전세계 시장을 보는 외국계 증권사의 영향이 컸지만 지금은 국내 증권업계 전문가들의 능력이 많이 향상돼 국내 시장을 더 잘 읽는다.

외국인들의 투자비중이 많이 감소한 것도 영향력 약화의 요인이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