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리서치센터 리모델링에 한창이다. 증시 부진으로 수익성 개선에 비상이 걸려 연봉 부담이 큰 리서치 인력을 감축하는 등 '군살빼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결산기인 매년 3월 말은 애널리스트 재계약 시즌이지만 과거처럼 고액 연봉에도 불구, 고급 애널리스트를 확보하기 위한 스카우트 경쟁은 찾아보기 어렵다.

되레 리서치센터의 몸집을 가볍게 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애널리스트 수를 줄이는 추세다.

현대증권은 애널리스트 2명을 내보내면서 추가 인력은 채용하지 않기로 했다. 남은 인력들의 업무를 조정해 나가는 사람들의 빈자리를 메울 방침이다. 이 증권사 서용원 리서치센터장은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도 올해는 외부 충원을 하지 않고 가급적 현재 인력을 유지하면서 연봉협상을 벌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증권사 가운데 외부 애널리스트 영입을 추진하는 곳은 삼성증권 정도다. 이 증권사는 주니어급 애널리스트 7명과 재계약을 하지 않고 대신 외국계 출신의 중진 인력 서너명을 영입키로 했다.

한화증권은 소수 정예화를 추진 중이다. 지난 1월 주니어급 애널리스트와 보조연구원(RA)을 법인영업부나 지점으로 대거 내보내고,대신 각 업종에서 5위 내에 드는 베스트 애널리스트 3명 정도를 영입할 방침이다.

한 대형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1999~2000년 현대증권 등의 주도로 애널리스트 인력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된 이후 올해는 새로운 전환점이 되는 해가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지금까지 애널리스트가 설사 계약직이라고 해도 '온정주의'에 따라 결원이 생겨야 새로운 사람을 뽑는 식으로 감싸안고 가는 분위기였지만 올해는 적당한 인력이 나오면 주저없이 대체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스타급' 애널리스트들의 몸값 거품도 빠지는 양상이다.

성과보다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고액 연봉을 이번 기회에 손을 보자는 분위기가 강한 데다 외국계 출신의 쟁쟁한 인력들이 몸값이 크게 떨어진 수준으로 시장에 나오기 때문이다.

한 중형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이른바 베스트 애널리스트라도 예전처럼 회사를 옮길 때 기존 연봉의 30~50%를 추가로 요구하는 경우는 이제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 전성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얘기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