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은 6일 대만 D램업계의 구조조정이 국내 D램업계에는 우호적이지 않은 소식이라고 분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만에 엘피다를 중심으로 하는 대형 D램업체가 등장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 첫번째는 파워칩, 프로모스, 렉스칩, 윈본드로구성되는 합병사와 엘피다가 협력 관계를 맺고 이 합병사에 대만 정부의 보조금이 지원되는 방안이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대만의 모든 D램업체들이 하나로 합병되고 엘피다는 기술 또는 자본 협력사로 협력 관계를 맺는 방식인데, 이 경우에는 마이크론의 참여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세번째 시나리오로는 마이크론 및 난야, 이노테라가 합병되고 이 합병사에 대만 정부의 보조금이 지급되는 경우를 들었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송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대만 D램업계의 구조조정이 D램업계 및 국내 업체들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방향이라고 판단했다.

구조조정은 미래 수급을 개선시키는 요인이므로 어떤 방식이든 근본적으로 국내 업체들에게 긍정적이나, 시나리오별로 D램업계 및 국내 업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각각 다르다는 시각이다.

그는 “이번 구조조정이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하는 문제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퇴출되는 회사나 설비가 있는지, 그리고 합병사의 경쟁력이 구조조정을 통해 국내 업체들에게 위협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3번 시나리오는 프로모스와 파워칩 등의 자연스러운 퇴출로 이어질 수 있어 국내 업체들에게 매우 긍정적이나, 발생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봤다.

1번 시나리오로는 포모사 그룹이 버티는 마이크론 진영과 엘피다 진영이 모두 생존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엘피다 진영의 생산 설비 비중이 삼성전자에 필적하는 29%까지 상승하게 되며 보조금이 투입되면서 경쟁력이 강화되는 부정적인 결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2번 시나리오는 가장 좋지 않은 케이스라고 풀이했다. 모든 대만 D램업체가 합쳐지고 엘피다 및 마이크론이 직간접적으로 대만 합병사에 협력하게 되면 45%의 점유율을 가지는 반 한국 연합이 등장하게 된다는 것.

여기에 대만 정부의 보조금과 엘피다, 마이크론 양사의 기술 지원은 합병사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작용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다.

송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원가경쟁력 측면에서는 이번 합병이 국내 업체에 큰 위협은 되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미세공정 전환은 엘피다나 마이크론에 비해서 약 6개월 가량 앞서고 있어 한국업체들은 합병사 대비 최소한 20~30% 가량의 원가 우위를 지속적으로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