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외환 시장 안정을 위해서라면 외환 보유고 2천억 달러를 지키는데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허 차관은 5일 SBS 전망대에 출연해 "현재 2천15억 달러의 외환 보유고가 있으며 외환보유고는 달러뿐 아니라 유로, 파운드도 있어 환율에 따라 수준이 변할 수 있다"면서 "외환 시장에서 행동을 할 경우에는 2천억달러 수준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우리는 현재 충분히 외환 보유고를 쌓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 "단기 외채 1천500억 달러 가운데 400억 달러는 헤지용이라 외채에서 빼는 게 맞으며 미.일.중과 900억 달러 스와프가 있고 은행이나 민간기업에서도 외화를 빌려오고 있어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허 차관은 환율 시장 개입과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시장 자율에 맡기되 쏠림 현상이 심하면 즉각 조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틀 동안 15억 달러를 개입했다는 것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 "기본적으로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과 시장수급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차관은 "환율은 24시간 거래되고 있어 과도하게 반응하는 부분이 있고 쏠림현상이나 투기 부문이 있을 때는 언제라도 시장에 들어가 스무딩을 하겠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환율 효과에 대해선 "조선, 반도체, 자동차라든지 일본과 직접 경쟁을 하고 있고 일부분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어 이것이 환율에서 양날의 칼이 아닌가 본다"고 설명했다.

허 차관은 다주택 양도세 완화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과거에 부동산이 급등하던 시기에 투기 목적으로 과도하게 조정된 부분이 있다"면서 "일단 신중히 검토해야 하며 관계 부처와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거래 현황을 검토해 한시적이냐 영구적으로 할 거냐 등을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가계 부채와 관련해서는 "현재 가계 부채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부유층이 많아 상대적인 충격은 괜찮은 수준"이라면서 "은행에 자본확충펀드 등을 통해 충격을 흡수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재정부의 임금 자진 반납에 대해선 "반납률은 자율 결정하고 있으며 한 달에 3천만~4천만 원을 모아 주변 복지관에 지원하려고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