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폭등에 증시가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렸다.

2일 코스피 지수는 1018.81로 44.22포인트, 4.16% 하락해 연중 최저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600원에 육박하면서 국내 금융시장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날 환율은 장중 1596원까지 올랐다가 1570원에 마감해 1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주말 미국 증시 급락으로 가뜩이나 위축된 분위기에서 장을 시작한 코스피 지수는 환율 충격에 장중 1010선까지 밀리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여기에다 외국인과 프로그램의 대규모 순매도도 지수 급락에 한 몫을 했다.

이날 외국인은 4164억원 순매도했다. 기관도 102억원 순매도했지만 막판 연기금, 투신 등의 매수에 힘입어 장중에 비해 줄었다. 개인은 4058억원 순매수했다. 프로그램은 약 600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의료정밀 업종을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했다. 기계와 증권이 6% 넘게 하락했고, 비금속광물, 운수장비도 5%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의료정밀업종은 방어주 매력이 부각된 삼성테크윈이 7.06% 급등한 덕분에 5.84%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줄줄이 하락했다.

현대중공업, KB금융, 신한지주, 삼성화재, LG, LG화학, 두산중공업, 삼성물산, 우리금융이 5~7% 떨어졌다. KT는 보합으로 선방했고, 삼성전기는 급락장에서 2.09% 올라 눈길을 끌었다.

웅진코웨이도 외국계의 매수세 속에 보합으로 마쳤다.

분할후 재상장된 미원상사와 미원에스씨가 상한가를 쳤다.

이날 하락종목수는 740개로 상승종목수 104개를 크게 웃돌았다. 상한가는 9개, 하한가는 7개였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